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군부독재의 폭력에 빗대어 현 정부의 조세 정책을 비판하는 만평을 게재해 논란이 된 <매일신문>이 해당 만평에 대해 공식 사죄했다.
<매일신문>은 온라인에는 28일 사회란에, 종이 지면에는 29일 종합 2면 우측 상단에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싣고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만평이 부적절했으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매일신문>은 만평 관련 비판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올리면서 사실상 사과를 거부했다. 이에 <매일신문> 기자들로 구성된 노조 측은 “누군가의 고통이 우리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사과하며 사측 입장문을 비판하고 5.18 유족과 관계자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을 전달했다.
지난 입장문과 달리 이번 사과문에서 <매일신문> 사측은 날짜와(3월 29일) 주체(매일신문사)를 표기하여 사과 주체를 명확히 했다.
<매일신문>은 “매일신문은 이런 비판과 질책을 달게 받겠다.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이 만평으로 5·18민주화운동의 희생자와 그 유가족, 그리고 부상자 여러분들에게 그날의 상처를 다시 소환하게 만든 점을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시는 광주시민 여러분들께도 다시 한 번 아픔을 되새기게 한 점에 대해 사과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매일신문 독자 여러분께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매일신문> 사측은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앞으로 신문 제작 과정에서 비슷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할 것”이라며 “더 꼼꼼한 주의와 더 세심한 배려를 통해 잘 보이지 않는 부분도 살피고, 잘 들리지 않는 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다. 그리고 이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사내 심의기구 운영을 지면제작 사후 평가에만 그칠 게 아니라 사전에도 활성화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기존 입장문과 달리 자신들이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모욕했다는 비판을 수용하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매일신문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5·18광주민주화운동이 갖는 역사적 무게와 정신을 잊지 않고 짊어지고 가겠다. 그리고 그 아픔도 함께 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5.18을 모욕한 만평에 언론사 사주인 천주교대구대교구의 책임론까지 대두되었고, 대구경북 시민사회는 <매일신문> 사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5.18 기념재단은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Alfred Xuereb) 대주교와 한국신문윤리위원회에 "강력한 조치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