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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찬양만으로는 삶이 변하지 않는다” - 28일 강론서 ”놀라움 없는 신앙은 듣지 못하는 신앙” 강조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1-03-29 19:26:57
  • 수정 2021-03-29 19: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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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Media)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8일, 주님수난성지주일 강론에서 율법, 권력과 같은 세속적 요소에 매몰되어 “놀라움”을 느끼지 못하는 신앙은 “듣지 못하는 신앙이 된다”고 경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예수의 모습에서 우리 기대와는 사뭇 다른 여러 놀라움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그분의 민족이 성대히 예수를 반겼으나 그분께서는 보잘 것 없는 작은 당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오셨다”며 “그분의 민족은 부활을 맞아 권력을 가진 해방자를 기다리고 있었으나 예수께서는 자기 희생으로 부활을 완수하기 위해 오셨다. 그분의 민족은 칼로써 로마인들에게 승리하고 이를 기념하기를 기대했지만 예수께서는 십자가로서 하느님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오셨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들은 메시아 자체보다는 메시아의 특정한 형상을 따르고 있던 것”이라며 “이들은 예수를 찬양했지만 그분께 놀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놀람은 찬양과는 다르다. 찬양은 자기 취향과 기대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속세적일 수도 있으나 놀라움은 타인에게, 그의 새로움에 늘 열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예수가 말을 잘 하였고, 사랑과 용서를 베풀었으며, 그를 통해 역사가 변화했다며 예수를 찬양한다. 그러나 이들의 삶은 변하지 않는다. 찬양만으로는 충분치 않기에 여정 가운데 계신 그분을 따라 나서야 한다.


교황은 결국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심으로서 영광에 도달하는 예수의 모습에서도 놀라움이 있다며 “그분께서는 찬양과 성공에 취한 우리라면 피했을 고통과 죽음을 받아들임으로서 승리하셨다”고 말했다.


특히 “예수께서는 자기 육신으로 우리의 가장 뼈아픈 모순들을 직접 체험함으로서 이를 거두어 변화시키셨다”며 “이제 우리는 혼자가 아님을 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상처와 공포 가운데서 우리와 함께 계시며 어떤 악도, 죄악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결국 이러한 예수의 죽음을 통해 “놀라움의 은총을 청하자”며 “놀라움 없이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먹빛이 되어버린다”고 경고했다.


신앙에 놀라움이 없으면, 듣지 못하는 신앙이 되고, 은총의 경이로움, 생명의 빵과 말씀의 맛이 느껴지지 않게 된다. 이러한 신앙은 법률만능주의, 성직자중심주의를 비롯해 예수께서 마태오 23장에서 비판하신 모든 것 가운데 안주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마태오복음 23장은 율법이라는 원칙을 앞세워 자신을 남들보다 낫다고 치켜세우며,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할 원칙을 악용해 다른 사람들을 멸시하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예수가 비판하는 대목이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개종자 한 사람을 얻으려고 바다와 뭍을 돌아다니다가 한 사람이 생기면, 너희보다 갑절이나 못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마태 23, 15)


교황은 성주간을 맞아 십자가를 바라보며 놀라움의 은총을 받아들이도록 하자며 “십자가에 못박히신 분 안에서 우리는 모욕당하신 하느님을, 쓰레기로 전락한 전능하신 분을 보게 된다. 그리고 놀라움의 은총으로 우리는 버림받은 사람을 환대하고, 삶에 모욕을 당한 이들에게 다가감으로서 우리가 예수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그분께서는 가장 낮은 이들 사이에, 버림받은 이들 사이에, 바리사이와 같은 우리 문화가 비난하는 이들 가운데 계시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의 죽음을 목도한 백인대장이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르 15, 39)고 말한 것을 두고 “백인대장은 예수가 사랑을 베풀면서 죽는 모습을 보았고, 이것이 그를 놀라게 했다”며 “이것이 바로 죽음조차도 사랑으로 채워주시는 하느님에 대한 놀라움”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러한 대가 없는 믿어지지 않는 사랑 가운데서 이방인이었던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찾게 되었다”며 “그의 말은 주님의 수난을 매듭지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를 묵상하며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날에도 하느님께서는 우리 몸과 마음에 놀라움을 가져다 주신다. 이러한 놀라움에 젖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우리도 ‘당신은 진정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당신이 내 하느님입니다’라고 말해봅시다”라고 독려했다.


(1) 주님수난성지주일 : 주님 수난 성지 주일(성지 주일)은 성주간의 첫째 날로, 십자가에 못박히게 될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재현한다. 이날 받은 성지가지는 다음해 재의 수요일에 사용된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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