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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고위직 연루 횡령으로 지목된 부동산 처분
  • 끌로셰
  • 등록 2022-02-03 15:03:05
  • 수정 2022-02-03 15: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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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이 지난 28일, 교황청 고위직이 연루된 횡령 논란에서 그 중심에 있던 런던 소재의 부동산을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사도좌 재무원장 후안 안토니오 게레로(Juan Antonio Guerrero) 사제는 교황청 매체 < Vatican News >와 인터뷰에서 이 사실을 밝혔다.


교황청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슬론 에비뉴 60번가(Sloane Avenue) 부동산에 4억 유로(한화 5천 4백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했다. 문제는 해당 건물의 실제 가치가 그의 3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 1억 5천만 유로(한화 2천억 원)였다는 사실이었다.


게레로 사제는 구체적인 매각 금액이나 손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런던) 건물은 대차대조표에서 매겼던 값보다 높게 팔렸다”고만 말했다. 

 

정확한 투자 금액과 관련해서 기소장을 열람한 프랑스 일간지 < La Croix >에 따르면 3억 5천만 파운드(4억 9백만 유로)를 투자했으나, 실제 가치는 1억 2900만 파운드(1억 5100만 유로)였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교황청은 글로벌 법무법인 화이트엔케이스(White and Case)를 통해 이번 입찰을 진행했다. 매각 금액은 1억 6500만 유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실제 가치에 가깝게 판매된 만큼 런던 부동산으로 인한 손해액은 대략 2억 유로(한화 2,700억)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부동산에 대해 총 16개의 입찰이 들어왔으며, 이 가운데 하나인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털(Bain Capital)이 최종적으로 부동산을 낙찰 받았다.

 

2019년 교황청 국무원은 런던 부동산 투자로 인한 손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소유권을 취득하여 재매각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명 ‘바티칸 은행’으로 불리는 종교사업협회(IOR)에 1억 5천만 유로의 대출을 요구했다가 반려 당했다.

 

이에 종교사업협회 측은 해당 투자가 수상하다는 사실을 교황청에 알렸다. 이에 따라 교황청은 수년에 걸쳐 이어지게 될 대대적인 내사를 시작했다.

 

이후 교황청 국무원 압수수색 및 관계자들에 대한 정직 및 직위해제 등 진상파악을 위한 여러 조치가 이루어졌다. 이 사건에 연루되었다고 알려진 인물 가운데는 투자 기간 내내 교황청 국무원 내무장관을 지냈던 안젤로 베치우(Angelo Becciu) 추기경이 있었다.


베치우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요청으로 면책 특권을 포함한 모든 추기경으로서의 권한을 포기했고, 이에 따라 지난 해 7월부터 개시된 바티칸시국 재판에 기소 대상에는 베치우 추기경도 포함되어 있다.


재판과 관련해서는 베치우 추기경을 비롯해 교황청 관계자 및 2018년 이후 런던 부동산 매각과 관련해 교황청 대리인 역할을 맡았던 잔루이지 토르지(Gianluigi Torzi)를 비롯한 관련자들이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교황청 매체 < Vatican News >에 따르면 현재까지 런던 부동산 횡령 혐의에 대해 여섯 차례의 공판이 진행되었다. 지난 25일 열린 6차 공판에서는 런던 부동산 매입에 개입했던 라페엘레 민치오네(Raffaele Mincione)를 비롯해 국무원이나 베치우 추기경의 측근들에 대한 혐의를 밝히기 위해 이들에 대한 소환장이 제출되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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