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故 임보라 목사 추모문화제를 불허한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규탄하는 성명서가 발표됐다.
오랫동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벗이 되어주었던 故 임보라 목사를 애도하는 추모문화제를 3월 11일 故 임보라 목사의 모교인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열 예정이었으나,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일부 목회자들이 문화제 순서의 한 부분인 성소수자 발언·공연을 이유로 신학대학원에 대관 취소를 요청했다.
신학대학원장과 총회파송 신대원운영위원회는 행사 3일 전에, 대관 조건으로 해당 순서를 축소하거나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故 임보라 목사를 기억하는 기장공동체는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의 요청을 거부하고,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진리와 자유, 그리고 사랑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국 신학의 산실이라 자부해 온 지난 80여년 한신의 역사와 전통 앞에 오늘 우리는 떳떳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으며, “이는 고인의 뜻과 의지를 훼손하는 일이며 기장과 한신의 구성원으로서 매우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부 목회자들의 반인권, 반신학적 무지에 기인한 요구에 판단력을 상실한 채 수긍해버린 학교의 미련한 결정은 기장과 한신 역사의 불명예로 남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들은 “기장 교단 소속 목회자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아름답고 평화롭게 보내고자 했던 모든 이들의 진정 어린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낸 학교 측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학교 측의 무책임하고 무능한 결정을 단호히 거부하며 故 임보라 목사가 걸어온 그리스도의 사랑과 우정의 길을 보다 빛나고 자유롭게 기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모제 준비에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차별과 혐오의 벽을 넘어 결국 평등의 바다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규탄 성명에는 기장 공동체 일동과 개인 및 기관 등 1,100명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