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 칼럼
-
책임의 십자가 속에 자유의 부활이 숨어 있다
자유는 책임을 수반하며 책임을 이행함으로써 자유는 충실해집니다. 책임을 회피하게 되면 주어진 자유조차도 사라지고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이 남에게 매이는 종노릇을 하게 됩니다. 자유의식과 노예근성의 차이는 책임을 자각하고 자발적으로 이행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이집트...
-
‘선의 편’에 서기를 망설이는 군중은 오늘에도 있다
오늘 독서인 지혜서는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가 남유럽과 북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를 아우르는 헬레니즘 세계를 이룩한 시대에 쓰여졌습니다. 그리스 문화권에 살던 유다인들에게 아브라함 이래로 내려온 조상들의 전통에 담긴 히브리적 사유를 그리스식 사유인 지혜를 열쇠말로 하...
-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서 온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힘이 권력에서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치에 입문해서 권력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고, 돈에서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에 힘을 씁니다. 권력이나 돈이 사람들을 움직인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고 그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오늘은 제주 4.3 사건이 일어난 지 7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제주와 오사카를 오가는 연락선 덕분에 제주 사람들은 유학생으로나 노동자로 오사카에 많이 갔었고, 해방 직후 이들이 귀향하여 일본 오사카에서 보고 들은 선진적 민권의식을 많이 전파했기 때문에 해방된 제주는 전국...
-
주일을 거룩히 지내는 일, 무엇부터 시작할까
오늘 독서를 전해준 예언자 에제키엘이 활약하던 시대는 그가 전해준 예언에 담긴 역동적인 희망의 메시지와는 아주 대조적으로 암울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왕국이 멸망한 나머지 바빌론으로 끌려가 또 다시 종살이를 해야 했던 그 암울했던 시대에, 에제키엘은 예언자로서의 상상력을 십분 발휘하여 후대의 종교가 보여줄 희망찬 모습을 성전 오른편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의 물로 상징하여 보여주었습니다.
-
인간 존엄에 대한 감수성과 공감능력을 발휘하는 일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첫째가는 계명에 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유다교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께서 주신 계시 진리가 바야흐로 예수님의 오늘 복음 말씀으로써 본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서 유다교의 시대적 사명은 다하고 그리스도교에게로 바통이 넘...
-
말다운 말을 하는 살아있는 종교와 언론을 기대하며
오늘 독서에 따르면,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의 하느님이 되어 주시고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백성이 되기로 계약을 맺으셨는데, 변함없이 이스라엘을 이끌어주신 하느님과 달리 이스라엘은 그분의 백성으로서의 본분을 자주 벗어났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여러 예언자들을 보내서 하느님께로 돌아오라고 촉구하셨는데도 이스라엘은 회개하기는커녕 그 예언자들마저 박해하고 말았습니다.
-
사랑의 가치로 정의를 완성하는 이들
사순 제3주간 수요일 : 신명 4,1.5-9; 마태 5,17-19어제는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지 109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1909년 10월 26일에 하얼빈 역 광장에서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척살한 안중근 토마스는 1910년 3월 26일 뤼순 감옥에서 교수형을 받고 동양 평화와 대한 독립을 외치면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가 옥중에서 저술한 ‘동양...
-
‘용서하라’는 율법적 굴레가 아니라 복음적 처방
오늘은 용서에 관한 복음 말씀과 무자비한 종의 비유 가르침을 들었습니다. 이 말씀을 제대로 알아듣기 위해서는 누구에게 이 말씀을 하셨는지, 이 말씀에 따라 실천해야 할 사람들은 과연 누구였는지 그리고 과연 어떻게 해야 마음으로부터 또한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
-
그 무슨 악도 선으로 바꾸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에 보내신 구세주가 마리아의 태중에 들어오심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바로 칠일 전에 교회가 성 요셉을 기억하는 날을 대축일로 보낸 이유도 구세주를 잉태하신 어머니 마리아께서 그의 정혼자 신분임을 상기하려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오신 구세주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성령으로 잉태되신 분이시면서도 인성으로는 유다 지파에 속하는 다윗 가문의 후손이 되셨습니다. 구약의 하느님 백성을 통해 예고된 하느님의 약속이 바야흐로 요셉과 마리아를 통해 이루어짐을 나타내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