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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그 영원한 낯섬에 대하여 오늘 복음에서는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를 전합니다. 부활하시어 하느님의 자리로 원대복귀하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던 제자들에게 부활에 대한 확신을 주시려고 여러 번 나타나셨는데, 그때마다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어 나타나셨습니다. 막달레나에게는 동산지기로, 어부 출신 제자들에게는 어부로, 박해자 사울에게는 얼굴도 보이지 않고 벼락치는 소리로 나타나기도 하셨는데, 오늘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에게는 나그네의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2019-04-24 이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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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갈릴래아로 가라고 하셨을까? 예루살렘의 한 다락방에서 성체성사를 세우시고, 성전 안에 있는 최고의회 법정에서 고발을 당하셨으며, 빌라도 총독 관저에서 사형 언도를 받으셨고,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골고타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그 언덕 바로 아래에 잡아놓았던 돌무덤에 묻히셨던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더니, 몇몇 여인들에게 처음으로 나타나셔서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거기서라야 제자들은 그분을 뵙게 될 것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왜 갈릴래아로 가라고 하셨을까요? 2019-04-22 이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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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우리 안에 그리스도가 형성될 때까지 오늘 우리가 거행하고 있는 주님 수난 예식은 파스카 성삼일 예식의 중심입니다. 어제 성목요일에 행한 주님 만찬 미사의 결과이면서 내일 행할 부활 성야 미사의 씨앗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은 사순 시기 동안 우리가 들어온 수난 복음의 총체적 결과이며 하느님 나라 안에서 맞이할 부활을 향한 필수적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 사순 시기 동안 들었던 복음을 주일 강론을 중심으로 종합해서 상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9-04-19 이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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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천주교 동포여! 오늘 복음에 나오는 유다의 역할과 관련하여 독서의 말씀에 따라서 편지 한 통을 소개하고 나서 강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백 년 전에 조선의 천주교 신부들에게 임시정부에서 보내온 편지입니다. "천주교 동포여, 여러분은 한민족이 아닙니까?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조상을 한반도에 보내시어 이를 지키고 여기에서 자유 및 행복과 안락함을 누리라고 하셨습니다. 여러분의 조상께서는 한국 땅의 빗방울과 이슬을 받으며 살다가 죽었습니다. 여러분도 한민족의 피를 받았고, 한국 땅의 비와 이슬을 받으며 태어나 자라지 않았습니까? 그러하거늘 같은 한민족이 다 일어나 피를 흘리고 자유를 부르짖을 때, 어찌하여 30만 명 천주교 동포의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까. 2019-04-16 이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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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적 가치를 거룩하게 변화시키는 일 독서와 복음 모두 오늘 말씀은 예언자는 예언자대로, 구세주는 구세주대로 그 신원을 의심당하고 정체성에 시비를 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언자 예레미야가 죄인이기라도 한 것처럼 거꾸로 고발을 당하는가 하면, 구세주로 오신 하느님의 아드님이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 2019-04-12 이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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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의 선재성(先在性)을 어떻게 알려야 하나? 신약성경 안에서 예수님의 공생활을 기록한 복음서는 모두 네 권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을 공통적으로 다루면서도 그 형식은 각각 다릅니다. 특히 첫 부분에 나오는 서론은 각 복음사가의 편집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주는 특징을 보여줍니다. 그 중 요한 복음서는 다른 공관 복음서와 달리 공생활이 아니라 천지 창조로부터 시작합니다.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던 한처음에 메시아께서 이미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의 본문에서 이를 전제로 한 대화를 보도합니다. 2019-04-11 이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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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의 십자가 속에 자유의 부활이 숨어 있다 자유는 책임을 수반하며 책임을 이행함으로써 자유는 충실해집니다. 책임을 회피하게 되면 주어진 자유조차도 사라지고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이 남에게 매이는 종노릇을 하게 됩니다. 자유의식과 노예근성의 차이는 책임을 자각하고 자발적으로 이행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이집트... 2019-04-09 이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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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편’에 서기를 망설이는 군중은 오늘에도 있다 오늘 독서인 지혜서는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가 남유럽과 북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를 아우르는 헬레니즘 세계를 이룩한 시대에 쓰여졌습니다. 그리스 문화권에 살던 유다인들에게 아브라함 이래로 내려온 조상들의 전통에 담긴 히브리적 사유를 그리스식 사유인 지혜를 열쇠말로 하... 2019-04-05 이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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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서 온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힘이 권력에서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치에 입문해서 권력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고, 돈에서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에 힘을 씁니다. 권력이나 돈이 사람들을 움직인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고 그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2019-04-04 이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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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오늘은 제주 4.3 사건이 일어난 지 7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제주와 오사카를 오가는 연락선 덕분에 제주 사람들은 유학생으로나 노동자로 오사카에 많이 갔었고, 해방 직후 이들이 귀향하여 일본 오사카에서 보고 들은 선진적 민권의식을 많이 전파했기 때문에 해방된 제주는 전국... 2019-04-03 이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