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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남북간 평화는 우리에게 이토록 절실한데… 2018년 6월 3일 일요일, 맑음. 우리 동네 바로 옆에는 ‘백연마을’이 있는데 고려말의 인물 이백년(李百年)의 이름에서 따 왔다고 한다. 그 마을 위쪽으로 올라가면 백연마을에서도 ‘견불동(見佛洞)’이라고 부른다. 2018-06-04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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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전에는 무소속으로 떨어졌고, 지난번엔 민주당 공천으로 떨어졌는데…” 2018년 5월 31일 목요일, 맑음그니는 발가락이 반쯤 삐져나온 슬리퍼를 신고 대나무 잔가지를 꺾어 불을 지피고 있다. 산에서 막 꺾어온 고사리가 바구니에 담겨 있고 커다란 무쇠솥에선 물이 끓기 시작한다. 아궁이 속에서 타던 대나무 매듭이 ‘타닥!’ 소리를 낼 때마다 나마저 깜짝 놀라곤 한다.어제 보스코랑 읍내 나가는 길에 보니 목현... 2018-06-01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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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학벌 좋고 돈 좀 있고 한자리 한데다 ‘기독교’까지 붙으면 최악!”에도 예외는 있다! 2018년 5월 29일 화요일, 맑음 // 보스코가 이틀째 배를 솎고 있다. 올해 아니면 내년까지 노력을 해 본 뒤 계속 배농사를 지을지 포기할지 결정할 모양이다... 2018-05-30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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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판문점이 “멀다고 하문 안되갔구만!” 2018년 5월 27일 일요일, 흐림, “멀다고 하문 안되갔구만!” 트럼프의 직격탄을 맞고 제일 먼저 떠올렸던 사람이 혈육 같이 따뜻하고 진솔한 문 대통령이었을 거다. 2018-05-28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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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칼을 내려놓자 목을 베어버리는 양키 사무라이 2018년 5월 24일 목요일, 맑음, 시속 35Km의 기차. ‘가난하고 헐벗은 산하는 차마 보여주기 싫어 창문은 가리고, 눈감아라, 제발 우리 헐벗은 모습 보고 비웃거나 동정하는 건 더욱 싫다.’ 2018-05-25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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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부처님도 저 몽니들을 부디 한 자리에 앉히시도록 빌던 법회 2018년 5월 22일 화요일, ‘부처님 오신 날’ 맑았다 저녁에는 비, 8시 30분 강건너 진이네 펜션에서 광주학교 살레시안들과 함께 아침미사를 드렸다. 맑은 공기 속에 살면 마음까지도 맑아져 세상과 우애를 쌓기보다 하느님과 더 가까이 있음이 느껴진다 2018-05-23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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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망월동에서 드리는 ‘순교자호칭기도’ 2018년 5월 20일 일요일, 맑다 흐려짐, 내리에서는 바다로부터 여명이 떠오른다, 바다가 서쪽에 있는데도. 고깃비늘 같은 물결 위로 잠든 물고기를 거둬들이러 우리 동네 구장만큼이나 부지런한 어부가 굽은 허리를 편다. 2018-05-21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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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신부(神父)뿐만 아니라 신랑(新郞)으로서도 최고의 교육은… 2018년 5월 17일 수요일, 맑고 한여름 무더위, “그동안 참 무심하게 살아 왔어요. 아내가 시장가서 생선이나 나물 꺼리를 사 와서 다듬고 손질하고 생선은 굽거나 졸이고 나물은 데쳐 무치는데 이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는 걸 이젠 알게 됐어요. 2018-05-18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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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휴천재를 찾아오는 새들 2018년 5월 14일 월요일, 맑음, 이층 거실 앞으로 아랫동네에서 휴천재까지 끌어올린 전화선이 있다. 앞산을 바라보거나 마당에서 먼 산을 보면 멋진 한 폭의 산수화에 흉하게 죽 그어 놓은 한 가닥 전선이 늘 떨떠름하고 특히 원경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에는 참 보기 싫다. 2018-05-16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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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아가 냄새, 아가 살결, 아가 미소 2018년 5월 12일 토요일, 흐리고 비, 아랫집에 새 생명이 왔는데 소리가 없다. 애가 있으면 왠지 수선스럽고 응애응애 울고 떼쓰고 달래고 참다못한 애아빠가 소리도 한번쯤 지르는데? 천사 같은 아가는 목욕하고서 엄마젖을 실컷 먹고 8시경 잠들면 새벽 4시쯤 기저귀 갈아달라고 부스럭거리다 8시까지 내처 자고는 아침에 일어나 엄마를 보고 빵긋 웃는단다. 2018-05-14 전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