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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스님, 동국대 김건중 학생 단식에 대해 일면 스님, 결단해야 김근수 편집장 2015-12-01 1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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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수 편집장) 동국대 김건중 부총학생회장 단식 47일째, 동조단식에 들어가신 법인 스님을 만나고 있습니다. 스님, 어떻게 단식에 함께 참여하시게 됐습니까?  


▶ (법인 스님) 동국대 사태는 1년 전부터 총장 선출과정에서 많은 시비와 분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동국대 문제여서 제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죠. 하지만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인 김건중 학생이 총장 선출 문제, 이사장의 도덕성 등 여러 문제로 인해 단식을 시작했고, 사람이 47일째 단식을 하게 되면 건강의 이상을 넘어서 생명이 위태로워집니다. 학교 문제가 아니고 수행자로서 위험에 처해있는 생명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김건중 학생을 살리기 위해 금강스님, 미산스님과 함께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 지금 김건중 학생의 목숨을 건지려면 일면 스님이나 보광 스님, 자승 스님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부처님과 예수님이라면 여기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셨을까’, 해결의 주체인 그 분들에게 ‘어떤 말씀을 하셨을까’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건중 학생 부모의 마음이 되어봅니다. 모든 종교의 최우선은 생명의 가치입니다. 부처님은 가뭄이 든 논에 마을 사람들이 서로 싸우면서 먼저 물을 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물이 중요하냐 사람의 목숨이 중요하냐’ 


이처럼 김건중 학생이 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시작한 단식농성을 해결해야 할 분들은, 김건중 학생의 목숨이 중요한지, 명예와 지위와 자존심이 중요한지 분명한 선택의 지점에 있다고 봅니다.


- 여기에 부처님이 오신다면 눈물을 흘리시지 않을까요?


▶ 예전에 백양사 도박사건이 있었죠.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고 불자들의 자긍심에 멍이 들었던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수행자들의 도덕적 일탈이지만, 김건중 학생의 단식은 ‘생명’이 걸린 문제입니다. 생명의 안락, 행복, 고통을 소멸하기 위해서 종교가 있는 것인데, 만일 김건중 학생이 잘못된다면 불교의 존재 목적에 불신이 생기게 됩니다. 


- 지금 김건중 학생의 단식에 대해서 자승 총무원장 스님께서는 어떤 언급도 없습니까?


▶ 공식적으로 어떤 언급도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원론적일 수밖에 없는 입장인데요, 김건중 학생을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의 이사장 스님, 책임자들이 생명을 최우선으로 해야 됩니다. 특히 일면스님은 이사장으로서 학교 책임의 중심이고, 생명나눔실천본부의 이사장이기도 했습니다. 생명 존중, 생명 살림이라는 점에서 깊게 생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는 동국대학교 문제에 대한 현안의 시비보다는 어떻게 하면 김건중 학생이 단식을 그만두고 생명을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합니다. 


- 오늘 김건중 학생이 47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데 예수님은 47일 단식을 해본 일이 없습니다. 부처님은 47일 단식을 한 일이 있으신가요?


▶ 부처님은 수행할 때 단식을 많이 하셨죠. 

‘사람을 위해 안식일이 있는 것이지 안식일을 위해 사람이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부처님과 예수님에게 생명은 관념적이지 않습니다.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한다거나 인권탄압을 받고 있다거나 생존이 위험한 생명을 살리자고 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해탈과 열반이 의미 있는 겁니다. 현실적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해탈과 열반처럼 높은 경지를 논하는 것은 사치스럽고 관념적입니다. 


- 예수님도 “온 세상을 다 얻어도 자신의 생명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온갖 진리를 깨닫고 해탈 하더라도 한 생명이 사라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 ‘삼계의 모든 중생이 고통에 갇혀 있으니 그들을 구제하리라’는 부처님의 탄생 선언을 보더라도 종교가 최우선으로 하는 가치는 ‘생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한국 종교계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종교는 사람과 생명이 중심입니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생명 중심, 종교 중심, 부처님과 예수님 정신으로 들어가서 사고하고 풀어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거대한 조직을 운영하고 성직자들이 문제를 세속의 정치인들과 같은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것은 한국 종교계의 가장 심각한 세속화 현상입니다. 


- 국민들은 종교인들이 종교적 판단을 하지 않고 정치적 판단을 하는 것을 보고 많이 실망하고 있습니다. 


▶ 그것이 바로 세속화입니다. 쓰기 싫은 속담입니다만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다’고 하는 것이 이런 상황을 두고 말하는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깝습니다.     


-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되어 김건중 학생이 건강 회복하고 부모님 품으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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