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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탄저균 15번이나 무단 실험 시민단체, 간담회에서 폭로 최진 기자 2015-12-22 1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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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주한미군의 탄저균 불법 반입·실험 관련 한미합동실무단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시민사회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출처=참여연대)


‘탄저균 불법반입·실험규탄 시민사회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22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탄저균 반입·실험사건 한미합동실무단의 공동발표문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책회의는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공동발표문 이후 의혹이 남아있고 재발방지대책에 강제성이 없는 등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한미합동실무단은 지난 17일 주한미군의 탄저균 반입·실험 조사결과를 공동발표문 형식으로 공개했다. 공동발표문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한국 정부에 어떠한 공유나 허락 없이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용산 미군기지에 15차례나 무단으로 탄저균을 반입해 실험해 왔으며 탄저균  외 페스트균까지도 반입해 온 사실이 적시돼 있다.


탄저균 반입·실험은 국제규범인 생물무기금지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안


대책회의는 “평택의 오산 미 공군기지에 탄저균이 무단 반입된 사실이 밝혀진 지 205일 만에 나온 이번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라며 “이 같은 조사결과는 오산 공군기지 이외에 다른 기지에서도 주한미군이 탄저균 실험 의혹을 확인해주는 내용이지만 그 횟수와 범위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한미군의 탄저균 반입·실험은 국제규범인 생물무기금지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안”이라며 “용산 미군기지에서 15차례나 진행된 탄저균 등 생화학무기 실험이 추가 전염을 봉쇄해 비활성화된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제독·폐기되었는지, 실험이 이루어졌다는 병원 간이시설은 안전한 곳이었는지에 대해 그 어떤 내용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탄저균 반입·실험이 국제안전기준을 준수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군 당국에 대해서도 “미국 내에 탄저균을 완전히 비활성화시킬 수 있는 과학적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미 국방성의 조사결과와도 일치하지 않는다”며 “재발방지대책으로 한미가 합의했다는 합의권고문은 주한미군이 탄저균을 지속해서 반입·실험을 해도 한국 정부가 아무런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우희종 교수, “탄저균 실험은 핵실험 시설과 같은 것”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탄저균의 위험성에 대해 “탄저균 실험은 핵실험 시설과 같은 것이다”라며 “생물무기가 우리나라에 마음대로 들어오고 연구시설이 있고 실험이 된다는 것은 여기서 핵실험을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어떤 실험을 했는지 조차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한국이 생물무기 실험장이 됐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라며 “평화적 실험이 목적이었다면 서울대에 위치한 유엔 국제백신연구소(IVI)등을 거치거나 반입 등을 숨길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탄저균이 치명적인 생물무기로 여겨지는 이유는 배양이 쉽고, 공기 중에 확산이 쉬우며, 가열, 일광, 화학 소독 등에 강한 저항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탄저균은 피부와 소화기, 호흡기로 감염될 수 있다. 피부 탄저병에 걸리면 피부가 함몰 괴사하다가 부종으로 둘러싸인 검은 피부로 변하며, 포자의 흡입으로 발생하는 폐 탄저병의 치사율은 92%이다. 


또한 탄저균은 면역작용에 의해 제거되지 않으면서 면역세포를 파괴해 탄저균에 노출되면 엄청난 양의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탄저균은 가열, 일광, 화학 소독 등에 강한 저항성을 나타내며, 포자의 형태로 흙 속에서 100년 가까이 생존할 수 있다.


미국 국방성은 자체 탄저균 배송사고 감사 결과에서 미국 85개소, 해외 6개 국가에 탄저균 배송사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탄저균에 노출된 전 세계 피해자는 31명이며, 그 중 한국에서만 22명이 노출되었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탄저균 실험이 방어용이기 때문에 규정만 지키면 무방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심각한 것은 주한미군기지 내 실험실이 주택가에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오배송 사고처럼 탄저균과 같은 치명적 생물무기가 유출된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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