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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메시지에 담긴 교구별 관심사 메시지에서 우리는 어떤 희망을 찾을 것인가 문미정 2016-12-22 13: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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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을 앞두고 각 교구장들은 세상의 어둠 속에 희망의 빛으로 오신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면서, 대체로 현 정국에 대해 언급한 성탄메시지를 발표했다. 


서울대교구, “정치인들은 공동선 추구 통해 국민들 안심시킬 것”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으로 인해 혼란스런 정국 속에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아 비판을 받았던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현재 우리나라는 정치 지도자들의 문제로 심각한 정치적 불안정의 상황에 처해 있다”며 처음으로 직접적인 언급을 했다.


이어 “정치가들은 공동선 추구를 통한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며,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치인들이 당리당략과 개인의 욕심을 뒤로 하고 공동선을 먼저 생각해 국민들을 안심시킬 것을 요구했다. 


또한 국정 지도자들이 책임을 자각해 하루 빨리 정국 안정을 확립하고 국민들의 안정과 행복을 추구하는데 앞장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인천·부산교구, ‘소통’과 ‘사랑’ 강조하며 ‘갈등과 분열’은 어두움이자 ‘죄악’


최근 신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답동주교좌성당 부지 일대를 매각해 새로운 논란에 휩싸인 인천교구와 천주교자선아파트 부지를 신자들 동의 없이 매각한 부산교구는 현 정국에 대한 언급보다는, 각기 우리 시대의 ‘소통 부재’와 예수의 사랑에 대해 전했다. 


27일 인천교구장으로 공식 임명되는 정신철 주교는 “소통의 부재는 어느덧, 나 중심의 이기주의로 변화되어가고 있다” 면서 “아무리 모든 이가 외치고, 말해도 듣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고, 이웃이나 남의 처지를 생각하기 전에 나의 생각을 먼저 강요하는 문화가 우리 모두의 의식 속에 자라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이의 순수한 생각을 자기의 이익과 결부시켜 왜곡시키는 분위기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면서 이런 갈등과 분열은 어두움이자 죄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자들이 함께 지은 천주교자선아파트 부지를 신자들 동의 없이 매각해, 강한 반발을 낳고 있는 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는 “혈통을 따지고, 외양을 따지고, 욕망을 좇아서는 결코 구세주 예수님을 알아볼 수 없다”며 ‘사랑의 우수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전했다. 


대구대교구, “정치적 혼란은 국가 경제를 위협하고 서민 삶을 어렵게 한다”


희망원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구대교구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무척 혼란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정치적 혼란은 국가 경제를 위협하고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들, 사회복지 대상자들은 사회적 무관심으로 인해 더욱 힘겨운 삶을 이어 가고 있다”면서, 최근 서문시장에서 일어난 대형화재로 힘들어진 대구지역 서민들 삶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러나 어둠 속을 헤매고 차갑게 얼어붙은 이들의 마음에 예수님께서 빛으로 오셨으니 우리도 다른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둠을 밝힌 빛 ‘촛불’에 대해 이야기하다 


2016년 성탄메시지에서는 몇 교구를 제외하고 공통적으로, 부패 세력의 국정농단으로 기울어진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간 민심에 대해 이야기했다. 


▲ 시민들은 국정농단으로 기울어진 나라를 바로 세우고자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왔다. ⓒ 곽찬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국민들의 의로운 분노가 촛불의 파도로 물결치면서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한 빛나는 결의로 타오르고 있음에 절로 숙연해진다”며 “그 결의에 깊은 연대와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치와 경제, 검찰과 언론, 재벌의 개혁 없이 우리나라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며, “이번 기회에 반드시 개혁을 이루도록 뜻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는 내 손에 든 초 한 자루로 어떻게 사회의 어둠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밖으로 나가 다른 하나에게만 촛불을 전달해도 빠른 시간 안에 온 나라를 밝힐 수 있다는 사실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또한 “정치를 공간적으로 생각하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광장’이 되고, 시간적으로 생각하면 ‘미래를 내다보며 현재를 사는 방식’”이라며, “정치가 광장에서 벗어나 밀실로 들어가거나,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현재에만 갇혀 있으면, 그것은 이미 정치가 아니고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대로, ‘강도 떼’의 행태로 전락한다”고 지적했다.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는 “수백만의 촛불이 켜지고 엄숙한 겨레의 함성이 질러져도 어둠은 꿈쩍도 않는다”며 그 이유는 자신이 어둠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라면서, 아기 예수님의 진리의 빛이 우리의 어둠을 비춰주기를 기도했다. 


원주교구 조규만 주교는 “정치, 경제, 사회, 종교 어느 한구석 어둡지 않은 곳이 없다. 빛이 절실한 깊은 밤”이라며 “어떤 어둠도, 분열도, 게이트도 우리의 희망을 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우리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우리 시대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알아보는 표징이 된다’는 루카복음 2장 12절을 인용하면서 지금 우리 시대에 볼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서 언급했다.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는 “국민들은 국가권력의 타락과 방기(放棄)와 일탈로 야기된 어두운 밤을 양심의 촛불로 밝히며 진실과 정의와 참된 권위의 회복을 목 놓아 외치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이 그동안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은 우리의 긍지와 자랑이 됐다”고 밝혔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분노와 허탈감에 시달리며 우리 관심에서 소외된 형제, 자매들을 기억할 것을 청했다. 또한 “가느다란 촛불이 모여 개인적 이익과 당리당략을 계산하려던 정치인들의 결정을 바꾸었다”며 “우리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향해 성숙한 일보전진을 일구어냈다”고 밝혔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묵묵히 곁에 서서 촛불 하나 밝혀들고 함께 하는 사람들, 그들은 나에게, 나는 그들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는 빛”이었다며, 더 이상 침묵과 방관을 하지 않고 촛불 하나 밝혀들고 견뎌낸다면 그 어떤 어둠도 이 빛을 삼키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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