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가 새벽을 틈타 강행됐다. 저항하던 마을주민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종교인들도 끌려나왔다. 경찰은 무력으로 천주교 미사를 중단시킨 것도 모자라, 더 이상 미사를 하지 못하도록 제대와 제구를 빼앗아갔다.
사드저지 천주교종합상황실에 따르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 장비 난입은 26일 새벽 2시께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으로 헬멧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들이 투입되면서 시작됐다. 경찰들은 사드 배치 반대를 호소하며 투쟁중인 원불교 교무들을 포위했고, 도로 위에 세워놓았던 주민들의 차량을 모두 강제 견인했다.
무장한 경찰들은 마을회관 앞 도로를 폐쇄해 주민들을 고립시켰다. 원불교 법회가 열리면서 마을 주민들이 법회 참석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방패 등을 동원해 막았다. 이 과정에서 법회 참석을 요구하던 마을 여성들을 남자 경찰들이 밀거나 끌어내는 상황이 발생했다.
특히, 대구대교구 성주본당 이강태 신부가 진행하는 미사를 무력을 동원해 중단시켰다. 심지어 미사제대와 제구를 빼앗아, 더 이상 미사를 봉헌할 수 없도록 했다. 종교의 자유를 경찰이 무력으로 탄압한 상황이다.
경찰은 새벽 4시께부터 원불교 교무들을 강제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종교인과 마을 주민 등 십여 명이 골절과 찰과상 등 상해를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상황에서 사드 엑스밴드 레이더와 발사대 2기를 비롯한 8대의 장비 차량이 마을을 통과해 성주 골프장으로 향했다. 일부 주민들은 마을을 가로지르는 사드 장비차량을 보며 통곡했다.
불법사드원천무효소성리범국민평화행동(사드저지평화회의)은 긴급 입장문을 내고 새벽을 틈타 기습적이고 폭력적으로 강행된 사드배치를 규탄한다며, 불법적이고 반인륜적인 과정으로 진행되는 사드배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드저지평화회의는 “사드 불법 반입과정에서 경찰은 80세가 넘은 소성리 어머니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냈다. 종교행사조차 폭력적으로 무너트렸다”며 “국가의 공권력은 국민이 부여한 권력인데, 이렇게 사용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규탄했다.
기습적이고 폭력적으로 사드배치를 강행하는 것은 대선전 사드 대못박기로 안보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분명하다.
또한 “비록 골프장 반입을 막지 못했지만, 사드를 저지한다는 우리의 의지는 꺾지 못한다. 사드 기반 공사가 한 달 이상 걸리기 때문에 공사장비 반입을 막아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가 성주 땅에 내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선후보들의 긴급입장문 발표, ‘유감’과 ‘환영’ 양분돼
한편, 이날 새벽 강행된 사드배치에 대해 대선 후보들은 즉각 입장을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박광온 공보단장은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국민 의사와 절차를 무시한 사드 반입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환경영향평가가 끝나기도 전에 주민 반대를 무시하고 장비부터 반입한 것은 사드 배치가 국민합의는커녕 기본적 절차조차 지키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당사 오전 브리핑에서 유감을 표하며 “한미 정부 간 합의에 따라 국내법 절차를 준수하고 일정대로 진행돼야 하는 사드 배치가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기 전에 한밤중 기습배치라니 유감”이라고 밝혔다.
사드 장비를 밀수한 것도 모자라 안방에 도둑 숨어들 듯이 배치했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드 장비를 밀수한 것도 모자라 안방에 도둑 숨어들 듯이 배치했다”며 “자국민에게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미국의 의중을 받드는 정부의 속셈은 이해와 납득이 불가능하다. 아무런 명분과 실익이 없는 사드 배치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고 규탄했다.
반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캠프에서는 입장문을 통해 사드의 성주 배치 완료를 “환영한다”고 밝히며, 이날 사드배치 과정에서 일어난 사태를 ‘긴급작전’으로 해석했다. 자유한국당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더는 소모적인 논쟁이 불필요하다며 장비 반입을 통해 작전 운용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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