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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경고-3 : ‘노동’을 이해하는 자 누구인가 [대선특집③] 적폐청산의 도화선 “노동을 위한 준비 돼있나” 문미정 2017-04-28 18: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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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비정규직 규모(사내하청·특수고용 노동자 포함)는 1145만 명 수준으로 전체노동자의 50%를 웃돈다. ‘OECD 한국경제보고서 2016’에서는 한국 노동시장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소득 불균형으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의역 청년 노동자와 삼성 반도체 젊은 노동자들은 예고 없는 죽음을 맞았고 쌍용자동차 정리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의 죽음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오늘도 광화문 한복판 고층건물 꼭대기에는 6명의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비정규직 노동악법 철폐! 노동법 전면 제·개정! 노동3권 완전 쟁취!’를 외치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 ⓒ 최진


노동은 가정을 세울 수 있게 하는 조건이 될 정도로 필수적이다 - 간추린 사회교리 249항


천주교주교회의가 19대 대선후보들에게 정책질의서를 보냈고, 이에 답변을 보내온 후보는 문재인과 심상정 후보 둘 뿐이었다. 이른바 진보정당 후보로 분류되고 있는 이 두 후보의 ‘노동’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주교회의에 보내온 답변을 중심으로 ‘노동정책’을 살펴봤다.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의 규모를 줄이고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의 사용 사유 제한과 상시 지속업무의 정규직화,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내세웠다. 


‘노동’을 공약 1순위에 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최우선으로, 임금차별 등이 없도록 차별시정정책도 강력히 추진할 것임을 내세웠다. 


공약에는 간접고용노동자에 대한 원청 사업자의 공동고용주 책임을 부여하고, 노동자 보호를 위해 근로감독관의 역할을 대폭 강화해 관리·감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가칭)’을 제정해 비정규직 차별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의 가치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공약은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상정 후보는 무분별한 간접고용 규제, 불법파견 근절과 외주화 도급화 금지, 간접고용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해 법적 책임 및 단체 교섭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을 위해 업종별 임금산정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비정규직 임금차별을 금지하고 적정임금을 보장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자신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정부와 사측에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행사했던 노동자들이 손배·가압류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2016년 8월까지 노조와 노동자 개인에게 청구된 손해배상 규모는 총 1,521억 원에 달한다. 


이 같은 악순환을 뿌리 뽑기 위한 ‘노동자의 파업권 및 단체행동권을 적극 보장하는 방안’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현행 판례 등이 정당한 쟁의행위를 판단하는 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기 때문에 불법파업이 양산돼 피해를 키워왔다”면서, “헌법이 규정한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과도한 손배·가압류는 자제돼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10대 공약에 ‘특수직고용자 노동자성 등 노동3권 보장, 간접고용의 원청 사용자성 인정으로 교섭권 보장, 파업 무력화시키는 각종 조치(손배·가압류, 업무방해, 직장폐쇄, 대체인력, 부당노동행위) 시정’을 제시했다.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임금 공시제도 실시, 출산 휴가 및 육아 휴직 실효성 강화, 남성 육아 휴직 사용 의무화에 문재인·심상정 후보 모두 동의했다.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해 성 평등 정책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또한 ‘비정규직 여성 차별 금지, 여성 고용 우수기업에 포상·조세 감면, 블라인드 채용제 도입 등으로 여성 일자리 차별 해소’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심상정 후보는 ‘슈퍼우먼방지법’으로 일·생활 균형 실현과 여성경력단절 방지, 성별 고용·임금실태 공시제 도입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편, 경향신문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약 평가단은 문재인 후보 노동 공약은 현재 제시된 재원조달 방안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심상정 후보 공약은 현실화 과정에서 다른 이해관계자의 동의나 지지를 얻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 광화문 근처 빌딩 꼭대기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 곽찬


얼마 전까지도 정치권에서는 ‘노동’이라는 단어 사용을 꺼려했다. ‘근로’를 장려했고, 노동은 ‘파업’이나 ‘시위’ 앞에 붙여야 자연스러운 개념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노동은 ‘인간의 천부적인 권리며 소명이기도 한 가정생활을 이루는 기본’(노동하는 인간 10항)이다.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데 가정이 바로 설 리 없으며, 가정이 바로 서지 않는 한 나라는 희망이 없다. 


누구의 구호처럼 진정 ‘노동이 당당한 나라’가 되는 것이 촛불혁명 과제의 발판이 될 것이다.


노동은 모든 사람에게 속한 선이며 노동에 참여할 능력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완전 고용”은 정의와 공동선을 지향하는 모든 경제 체제에서 의무적인 목표이다. - 간추린 사회교리 288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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