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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화시대, 언론은 어떤 역할 할 수 있나 제18회 가톨릭포럼, '남북 평화시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문미정 2018-07-12 17: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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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미정


11일, ‘남북 평화시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18회 가톨릭포럼이 열렸다. 


‘평화 상생을 위한 남북의 정서적 갈등 최소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통일연구원 박주화 박사는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는 분단의 역사 속에서 생겨난 분단 문화가 평화 문화로 전환돼야 실현 된다”고 말했다. 


그 시작은 분단이 강요한 인식의 틀, 사고의 틀, 즉 심리사회적 인식의 변화


박주화 박사는 분단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들은 있지만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 지향에 대한 체계적 연구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변화의 현재 상태(분단 심리)와 변화의 목표 상태(평화 심리)에 대한 진단·분석이 없는 상황에서 제도화된 평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평화 문화 실현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공허한 규범적 주장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박주화 통일연구원 박사 ⓒ 문미정


박주화 박사는 평화 인식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것에 대해서, 기존 국민 인식 연구들이 ‘통일’ 위주로 진행됐고, 분단이 초래한 갈등과 분쟁 상황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비평화 상태가 일상화·습관화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평화를 위해 한국 국민들이 변해야 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분쟁의 시작과 책임은 북한에 있으며 한국 국민은 피해자이고 북한에 항상 선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평화로운 한반도, 남북 주민의 평화적 관계를 위해서는 상호 경쟁적 피해자의식을 극복하고 공동의 피해자 의식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박주화 박사는 화해를 위한 과제로 경험, 평화교육, 평화 저널리즘을 꼽았다. 분쟁이 공식적으로 종식된 후 긍정적 접촉 경험은 상대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신념을 넘어 용서, 신뢰, 종교적 소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평화교육은 분쟁의 심리를 극복하고 화해를 통한 평화 문화 정착의 핵심적 요소이며, 추상적이고 규범적인 평화교육 틀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틀에서 접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통일연구원 ‘2018 국민과 함께하는 대북정책 여론조사’ 결과 60%의 국민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정보를 접한다면서,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디어 보도 지향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 통일, 언론은 어떤 역할을?


▲ 김영욱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대학원 연구교수 ⓒ 문미정


김영욱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대학원 연구교수가 독일 통일 과정에서의 언론 역할과 시사점을 살피면서 남북 평화 시대를 위한 언론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김영욱 교수는 분단 초기 서독 언론의 동독 보도는 전쟁 저널리즘에 가까웠으며 1970년대 들어서는 동독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객관적인 보도를 지향했고, 동독 주민들 일상에 관심을 가진 보도가 많았다면서 서독 언론 대부분이 소극적 평화저널리즘 쪽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동독 주민은 서독의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수신할 수 있었고, 서독 방송사 특파원들은 동독 주민들도 시청자로 인식했다. 서독 언론이 통일 과정에서 기여한 또 다른 역할은 동독 정권 반대자나 비판자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서독의 기준과 인식에 바탕을 둔 동독에 대한 보도가 동독 주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했으며 1989년 10월 베를린 장벽 개방 후 통일이 가능해진 시점에선 서독 언론이 평화 저널리즘을 벗어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욱 교수는 “전쟁 저널리즘이나 적극적 평화 저널리즘이 아니라 소극적 평화 저널리즘이 결과적으로 독일 통일에 기여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서독 언론이 동독의 붕괴를 유도한 것이 아니라 동독이 내부 문제로 붕괴됐고 그 후 독일 국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언론이 ‘결과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김영욱 교수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서독 언론의 역할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시사점으로, “언론이 남한과 북한의 실제 모습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보도해야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남한 체제의 우월성으로 북한 주민들을 설득하는 전쟁 저널리즘 태도는 남북 주민들이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게 만들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보도에서 북한 주민 입장에서 바라보는 예민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부정적인 실상을 감추거나 미화할 필요는 없지만 남한 시각에서 북한의 문제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고 서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민성은 북한 사회와 북한 주민들의 생각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과 북한 보도에 대한 경험이 축적돼야만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에서 주관했으며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윤여상 박사와 MBC통일방송추진단장 김현경 기자,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 이영종 기자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1) 평화 저널리즘 : 전쟁이나 분쟁 같은 갈등 상황을 보도하는 언론의 보도 내용과 태도에 대한 개념. 전쟁, 분쟁 등 갈등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하는 저널리즘의 문제를 다룬다. 

-갈등에 대한 보도에서 지배적인 뉴스가치 때문에 나타나는 체계적인 편견을 교정하는 노력을 적극적이고 의도적으로 추구하는 적극적 형태

-저널리즘의 전통적 가치에 입각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보도를 통해 갈등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하는 소극적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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