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문제와 KTX해고승무원 복직 문제가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일하던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반도체 공장 산업재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들이 삼성전자에 책임을 묻기 위해 투쟁한지 10년이 넘는다.
10년이 넘는 투쟁 끝에 22일 삼성전자가 ‘삼성전자 사업장의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 18일 조정위원회가 분쟁 해결을 위해 삼성전자와 반올림 양측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보냈으며, 양측 모두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2차 중재안에는 삼성전자의 사과와 재발 방지, 반올림 농성 해제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12월 조정위원회가 구성되고 1차 조정이 시작됐지만 2015년 7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해 9월 삼성전자가 1천억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해 자체 보상을 하겠다고 했지만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보상을 거부하고 1,000일이 넘도록 천막 농성을 이어왔다. (관련기사)
2차 조정은 양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조정안을 제시하면 양측이 조정안 수락여부를 결정하는 조정 방식이 아닌, 조정위가 양 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결론에 해당하는 중재 결정을 하면 양측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강제 조정 방식이다.
24일 조정위, 삼성전자, 반올림은 중재 합의안에 서명할 계획이며, 반도체 피해 노동자에 대한 보상은 오는 10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KTX해고승무원 복직…해고노동자들에 희망적 사례 되나
한편 지난 21일, 12년의 투쟁 끝에 KTX해고승무원 180명의 복직이 결정됐다. 한국철도공사가 KTX해고승무원들을 사무영업직으로 특별채용하기로 철도노조와 합의한 것이다. 2019년까지 인력 운용상황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해고승무원들을 채용할 계획이다.
해고승무원들은 2005년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를 설립해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했지만, 2006년 한국철도공사는 이들을 해고했다.
해고승무원들이 몸에 쇠사슬을 감고 투쟁 했던 서울역에서 철도 노사 교섭 보고 및 천막농성 해단식이 21일에 열렸다. 김승하 KTX열차승무지부장은 “‘싸워봤자 안 된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우리가 옳다는 믿음 하나로 버텨왔다”고 말했다.
복직은 결정됐지만 아직 이들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해고승무원들은 승무직이 아닌 사무영업직으로 특별채용 된 상태다. 노사전문가협의회를 통해서 KTX승무원 직접 고용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한편, 해결되지 못한 채 계속 투쟁해왔던 사안들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쌍용차, 콜트콜텍 등 다른 장기투쟁 사안의 해결을 바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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