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신명 8,3)
5월 1일 노동절을 앞두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배기현 주교)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을 촉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정의평화위원회(이하 정평위)는 “2019년은 노동문제에 대한 국제 규범을 만들고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에 앞장선 국제노동기구(ILO) 창설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더 큰 축하의 마음을 모든 노동자에게 전한다”고 밝혔다.
국회, 정부, 법원에서도 노동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면서 “이른바 임금, 산업 안전, 고용의 문제 등은 우리가 노동의 가치를 얼마나 잘 알고 있고, 또 현실적으로 지키려 하는지를 나타내는 법적, 제도적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평위는 이 모든 논의의 바탕에 노동의 가치가 아니라 “더 큰 빵을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음을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더 많은 빵을 가지고 싶고, 더 커다란 빵을 만들고 싶은 마음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오직 효율성만을 강조하고 생산성만을 중요하게 여길 때 피조물들은 상처를 입는다. 아니 그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빵의 유혹은 자본가, 정치인과 관료, 노동자에게도 영향이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는 자신의 위치에 약한 고리들을 가지고 있다며, “사람보다 빵을 더 우선시할 수 있고, 그러한 선택을 하면서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짚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좋은 규정과 제도가 필요하며 이런 점에서 국제노동기구가 지난 100년 동안 노동 관련 국제 규범을 만들어왔고 어느 나라가 이 규명에 동참했는지,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 등도 감시해왔다고 말했다.
정평위는 우리나라도 1991년 국제노동기구에 가입했지만 핵심협약 8가지 중 일부는 아직 비준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여러 특수한 상황과 기존 법과 충돌하는 부분을 해결하느라 늦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보편적 노동권 존중에 더 이상 늦어지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청소년 노동’도 언급했다. 청소년들이 임금, 고용, 안전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늘어나지만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약자일 수밖에 없기에 이들의 고통을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면서 사회가 청소년 노동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평위는 노동계와 재계, 정부 안에서 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많이 이뤄지며 다양한 자리에서 노동을 주제로 한 대화가 더 많이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교회도 시대의 고민에 함께 하며 지혜를 모으고,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우리 모습을 돌아보자고 전했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은 ▲결사의 자유(제87호, 제98호) ▲강제노동금지(제29호, 제105호) ▲아동노동금지(제138호, 제182호) ▲균등대우(제100호, 제111호) 4개 분야, 8개 협약이다.
우리나라는 이중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협약 4개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 OECD 국가 중 결사의 자유를 비준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과 한국뿐이다.
올해 국제노동기구(ILO)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ILO 긴급공동행동’을 꾸리고 ILO 핵심협약을 조건 없이 비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