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2일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인류는 지구를 소비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지구의 일부로서 지구를 돌보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22일 온라인 생중계 연설을 통해 “비극적인 코로나19 판데믹이 우리에게 알려주듯, 우리는 다른 사람과 연대하고 우리 가운데 있는 가장 약한 이들을 끌어안음으로써만 전 지구적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구를 돌보는데 실패했다”
교황은 “우리는 흙으로 빚어졌고 지구의 열매는 인간 생명을 유지시켜준다”며 인류가 지구 덕분에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다른 피조물과 함께 생물다양성을 지닌 인류로서 이 공동의 집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하느님의 모습대로 만들어졌기에 우리는 모든 피조물을 돌보고 존중하며,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 가운데 가장 약한 형제자매들을 사랑하고 이들에게 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기심 때문에 우리는 지구의 수호자, 관리인으로서 책임을 지는데 실패했다”고 개탄했다. “우리는 우리의 정원 딸린 집(garden-home)인 지구를 돌보는데 실패했고, 우리 형제자매들을 돌보는데 실패했다”며 “모든 이에게 지구를 내어주시고 우리가 일치 안에서 함께 잘 살아가기를 바라시는 창조주에 대해 죄를 지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하느님은 언제나 용서하시고, 우리 인간은 가끔 용서하지만 지구는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스페인 격언을 언급하며 “우리가 지구를 망가트린 것이라면, 그 응답은 아주 부정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잘 산다’는 것은 지구와 조화롭게 사는 것
교황은, “우리가 지구와 인류의 조화로운 관계를 어떻게 복원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며 “조화는 성령의 일”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는 우리 공동의 집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면서 “지구는 우리가 활용하는 저장창고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신자들인 우리에게 있어 자연은 ‘창조의 복음’이며 자연은 인간 생명, 세상과 세상 안에 담긴 모든 것들을 만들어내어 인류를 지탱하는 하느님의 창조적인 힘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지구는 우리들의 집일뿐 아니라 하느님의 집이기에 우리는 지구에 대한 신성한 존경심을 다시 일깨워야 한다며 “우리는 이를 통해 성스러운 땅에 서있다는 사실을 더 많이 인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위해 최근 발표한 아마존 시노드 후속 교황권고 『사랑하는 아마존』(Querida Amazonía)에서 말한 “하느님께서 주신 미적 감각과 관상적 감각”(56항)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아마존 원주민들에게서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이들은 인생을 즐긴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지구와 조화롭게 살아간다는 의미에서 ‘잘 살아가는’ 지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외에도 국제적 차원에서의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현되는 생태적 회개”를 강조하며 중국 쿤밍시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거시적인 차원뿐 아니라 국가, 지역, 개인이 참여하는 생태 보호를 통해 “‘아래로부터의’ 대중 운동”도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우리도 우리만의 작은 방식으로 이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세상을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우리도 모르게 사회에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퍼지고 있는 선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21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