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추모미사에 앞서,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첫 신고가 접수됐던 오후 6시 34분에 맞춰 묵주기도가 시작됐다.
이날 미사 중에는 참사 희생자 159명의 이름이 불려졌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수원교구 대표 최재철 신부는 먼저 참사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최재철 신부는 “영정도 위패도 없는 합동분양소를 만들고 대통령 부부는 꽃무더기에 머리를 숙였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라는 글씨만 써놓고 희생자들을 이름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언론사를 압수수색하고, 추모미사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른 신부는 경찰에 출두해 조사 받으라는 명령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법무부장관, 경찰서장, 구청장, 행안부장관, 총리, 대통령, 책임을 지고 있는 이들 중 누구 하나 지난 2년 동안 가족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는 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소가 됐던 이들은 하나둘씩 무죄를 선고 받았으며 용산 경찰서장 하나로 꼬리를 자르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잘못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잘못을 고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잘못을 인정할 줄도 모르고 그게 뭐가 문제냐며 큰 소리를 친다.”
최 신부는 오늘 루카복음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 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하는 일은 예수님의 자기 선언이었다면서 “이것은 꼭 메시아만 하는 일이 아니다. 메시아의 자기 선언을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에는 고 이상은 씨의 아버지 이성환 씨가 자리에 함께 했다. 딸아이가 명동성당에서 결혼을 하고 싶다는 계획으로 세례를 받기 위해 교리수업을 듣던 중 하늘의 별이 되어 하느님 곁에 갔다고 전했다.
이성환 씨는 “저희 부부는 딸아이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내년 3월에 같이 세례를 받고, 비록 상은이는 없지만 명동성당에서 엄마아빠가 대신 결혼식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누구나 한편생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가 있다고 한다. 십자가를 어깨에 짊어지면 고통이지만 가슴에 안고 가면 사랑이라고 한다”며 “하느님 사랑으로 살아있는 시간 동안 조금 더 나은 세상,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선한 영향력으로 살아내겠다고 다짐해본다”고 했다.
또한 “대통령 하나 탄핵하고 바꾼다고 세상이 변하지 않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기억하지 않고 외면했던 그 가벼움으로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고 있는 우리 스스로를 탄핵하고 심판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159명의 이름이 아픔으로만 남지 않고 어둠을 걷어내는 빛과 희망의 이름으로 남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