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 21일(현지 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한국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직접 만나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는 교황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 관련 이슈에 공식적으로 연대의 뜻을 밝힌 사례로, 교황의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라는 사목 방향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날 알현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4만여 명의 신자들이 참석했으며, 레오 14세는 다양한 언어로 인사를 건네며 세계 곳곳의 분쟁과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교황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짧은 면담을 통해 “당신들의 슬픔은 교회의 아픔이며, 하느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한다”며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유가족 측은 교황에게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노력을 설명했고, 교황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이성환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즉위 후 처음 열린 일반인 알현에서 레오14세 교황님을 알현 했다."면서 "이태원참사로 희생된 159명의 영원한 안식과 진실을 찾을수 있은 힘을 달라고 말씀드렸다. 이태원참사 별뱃지와 보라리본를 선물로 드렸고 현수막에 담긴 희생자 사진을 보시고 축복해 주셨다"고 전했다.

한편, 교황은 이날 같은 자리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를 언급하며 “어린이와 노약자, 병든 이들이 겪는 고통이 속히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바티칸은 이번 일반 알현의 주제를 “평화와 치유를 위한 기도”로 정하며, 전 세계의 상처받은 이들과의 연대를 재확인했다.
레오 14세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을 이어받아, 사회적 약자와 주변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그가 강조하는 ‘치유의 교회’, ‘함께 걷는 교회’라는 비전은 전통과 진보 사이의 조화를 추구하는 그의 사목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레오 14세 교황의 이번 위로는 단순한 의례를 넘어, 교회가 이 시대의 고통에 어떻게 응답할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였다.
교황청 관계자는 “레오 14세 교황은 고통받는 사람들 곁에 서는 것을 자신의 사목적 소명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유가족과 난민, 빈곤층, 전쟁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