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칼 라너에게 보내는 루이제 린저의 마지막 편지
  • 루이제 린저
  • 등록 2015-04-15 17:48:31
  • 수정 2015-04-17 11:29:57

기사수정



"사랑하는 당신께


당신은 십년 전에 죽으셨다고, 살아 있는 우리 곁에 더 이상 계시지 않고 죽으셨다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슨 엉터리 같은 말인가요! 옛날 지상의 존재로 당신은 더 이상 우리 곁에 계시지 않습니다. 1984년 3월 그 날 밤, 당신은 다른 모습의 존재로 변화하셨지요. 거기에 죽음이 없는데, 당신이 어찌 죽으실 수 있겠습니까. 모든 것은 생명이지요. 그리고 당신은 살아 계십니다.


당신의 저작 안에, 당신 제자들의 글 안에, 교회의 역사 안에, 영적으로 죽은, 기꺼이 영적으로 죽은 체 하는 모든 것에, 알게 모르게 저항을 선동한 당신은, 그 교회 안에 살아 계십니다. 당신은 살아 계십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당신이 뿌리신 씨앗은 메마른 로마의 돌 위에만 흩어진 것이 아닙니다. 성령의 바람을 타고 그 씨앗은 유럽 대륙을 넘어 좋은 땅에 뿌려져 더 자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내 심장의 기억 안에 살아 계십니다.


몇 년 전 당신이 아프셨을 때, 죽음에 대해 말씀하셨지요. 나는 울었습니다.

그때 당신은 제게 말씀하셨어요. "왜 울어요? 내가 그곳에 있으면, 모든 것이 훨씬 더 쉬워질 거예요. 나를 부르세요. 당신께 돌아올테니."

지금 저는 당신을 부릅니다. 듣고 있나요? 당신 사랑의 목소리를 들으시나요?


당신은 내 망설임에 웃고 계신가요? 나는 한 번도 부활을 제대로 믿지 않았는데, 지금 당신을 부르고 있으니까요. 아, 당신이여, 제가 조용히 망설이도록 도와주세요. 여전히 저는 지상에 머물고 있고, 많은 것을 알지 못합니다.


언젠가 1964년 쯤 당신은 죽고 싶다고 말씀하셨지요. 저는 놀랐습니다.

"사는 게 피곤하세요?" 당신은 답하셨어요. "그곳에 가고 싶어요, 결국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에요."


이제 아십니까? 무엇을 그러나 당신은 아셨습니까?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우리가 서로를 알아볼까요? 오늘 당신께 빕니다. 크게 염려하며 세상에 내 놓는 "우리들의" 이 책에, 당신이 수호천사가 되어주세요. 이 책을 오해에서 보호해 주시고, 독자들에게 사랑이라는 어려운 일에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어주세요." (1994.3.30)


덧붙이는 글

루이제 린저(1911-2002) : 독일 태생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가로, 가톨릭 신학자 칼 라너와 51살에 처음 알게 되어 라너 임종까지 22년간 우정을 쌓았다. 거의 매일 전화 통화를 했으며, 주고 받은 편지가 2,000통이 넘는다. 작품 “생의 한 가운데”등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친숙한 작가다.

1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