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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도박장 반대투쟁 900일, “도박장 폐쇄까지 투쟁 안 멈출 것”
  • 최진 기자
  • 등록 2015-10-19 16: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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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 염원을 담은 종이학 900개 (사진출처=참여연대)


‘용산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가 도박장 반대투쟁 900일을 맞아 18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한 마사회가 도박장 건립을 위해 금품을 사용해 여론을 조작한 의혹에 대해서 긴급 규탄 성명서도 발표했다.


대책위는 용산도박장 이전 계획 보고서가 거짓된 내용으로 조작된 것이며, 도박장 운영·실태 조사도 청소년 보호법을 위반하며 진행했다며 “마사회가 용산도박장을 세우고 운영하는 과정이 거짓과 불법으로 점철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와 국회, 지자체와 관련 기관들 모두가 불법 집단, 도박기업으로 전락해버린 마사회를 엄벌하고, 용산도박장이 용산에서 추방되도록 뜻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주거지와 학교 앞에 건립된 도박장을 추방하는 운동이 이렇게 오래 걸린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학교 앞 화상도박장 폐쇄될 때까지 용산 주민들은 투쟁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지난 16, 17일 용산도박장 건설과 관련한 여론조사 조작 의혹 사건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마사회는 용산도박장 찬성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금품을 뿌리고, 그 과정에서 이른바 ‘카드깡’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10만 원의 일당으로 사람을 고용해 용산도박장 찬성 집회에 인력을 동원하고, 도박장 반대 현수막을 철거함과 동시에 도박장 찬성 현수막 문구를 협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사실에 대해 마사회가 지시한 바가 없다고 진술하라는 마사회 단장의 허위 진술 교사 내용도 보도됐다. 마사회는 법인카드로 식대를 결제 후 현금으로 돌려받는 ‘카드깡’ 방식으로 찬성여론 조작 자금을 확보했다는 식당 주인의 증언도 보도됐다.


대책위는 “과거 찬성 집회에 동원됐었던 용산도박장 미화원과 경비업체 소장, 용산 주민, 식당 주인의 증언이 모두 포함돼 있으며, 이는 대책위가 파악하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며 “보도를 통해 드러난 마사회의 행위는 도저히 공기업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행태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마치 조폭이나 할 법한 짓들을 공기업이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용산 주민들에게 주거·교육환경 폐해를 안겨주고, 이제는 여론조작, 공금유용 정황까지 드러났다”며 “마사회는 더 이상의 거짓과 부정을 중단하고 용산에 저지른 범죄와 이간질을 모두 고백하며 용산도박장 폐쇄로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책위와 참여연대는 다음 주 중에 감사원에 마사회의 불법 행위와 반공익적 사안에 대해 공익감사청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에는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이전 철회 권고를 무시하는 마사회에 대한 추방 조치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한 마사회의 상급 관리기관인 농림부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도 마사회의 부당행위를 신고하고 지도감독 및 폐쇄조치를 촉구할 방침이다. 


한편, 국회 농림축산식품 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은 지난 5일 마사회 국정감사에서 마사회가 용산도박장과 관련한 ‘카드깡’ 금품 살포와 불법 용역 등의 의혹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황 의원은 “도저히 공기관이 벌인 일이라고 믿기 어렵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이 명백히 밝혀지고 관련자들을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 마사회 문제에 대한 용산 주민들의 긴급 규탄 성명서 >


2013년 4월 말까지 우리는 공기업 마사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마사회에 대해서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전국에 경마장은 3곳이지만, 도박 중독률이 70%나 되는 화상경마도박장을 30개나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무총리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화상경마도박장을 줄이라고 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을 상대로 도박영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도박중독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마련된 1회 베팅액 10만 원 상한선 규정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연간 8조 원이라는 엄청난 매출을 올리면서도, 국민은 도박중독에 빠지든 말든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마사회가 4년 동안 주민 몰래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입점을 준비했습니다. 주민들은 <학교 앞, 주택가 앞 도박장> 반대를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2014년 1월 22일, 주민들은 마사회 입점을 막기 위해 노숙농성에 돌입했습니다. 한 달 후에, 주민들 농성장 옆에 <학교 앞, 주택가 앞 도박장>을 빨리 입점시키라는 이상한 천막이 쳐졌습니다.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겁박하던 사람들이 찬성천막에 일주일 정도 간혹 보이더니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천막도 곧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주민들이 <학교 앞 도박장> 반대 집회를 하니, 마사회에 드나들던 사람이 찬성 집회를 했습니다. 참여할 사람들이 없으니 마사회 문화센터 이용하는 사람들을 잠깐 불러서 반대운동하는 주민들을 욕하는 집회를 했습니다.


범죄경력이 있는 무자격자들을 마사회 경비원으로 취업시키고 사복으로 갈아입고 찬성집회에 참가시키기도 했습니다.


2015년 10월 16일 KBS 보도에 따르면, 마사회가 일당 10만원을 주고 고용한 사람들이 <학교 앞 도박장>을 찬성했다고 합니다. 마사회가 음식점에 더 많은 비용으로 카드결재를 하고 그 차익으로 사람들을 이용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학교 앞 도박장>을 도대체 누가 찬성할까 의아해 했더니 의문이 말끔히 해소됐습니다. 3년 동안 반대 운동하는 우리에게 돈 받고 한다더니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속담을 이럴 때 써야겠습니다. 돈으로 주민을 며칠 고용할 수 있겠지만 진심으로 <학교 앞 도박장>을 찬성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3년 동안 겪은 공기업 마사회의 민낯은 그 추악함으로 인해 보기가 힘듭니다.


이런 기관이 공기업이라는 게 너무나 화나고 분합니다.


우리는 아래와 같이 마사회에 경고합니다.


1. 마사회는 지금이라도 <학교 앞 화상경마도박장>을 포기해 주십시오. 이것이야말로 마사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입점을 진행한 2009년, 마사회의 잘못은 시작됐습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는데 단추를 풀지 않고 옷에 구멍을 낸다고 옷이 바로 되지는 않습니다. 마사회가 여론조작을 위해 뿌리는 돈도 결국은 국민 돈입니다.


2. 마사회가 돈을 이용해 주민들을 속이고 더 나아가 국민을 속였음에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계속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마사회 철폐에 온 힘을 다 바칠 것입니다. 


사행은 도박입니다. 국가가 한다고 해도 그것은 국민들을 위한 한도 내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마사회가 악질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국민을 계속 모독한다면 반드시 국민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명심하십시오. 우리는 끝까지 갑니다.


2015년 10월 18일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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