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민주통일 기독인 추모 예배지난 10월 23일(금) 저녁 7시, 부산 민주공원 소극장에서는 1970년대와 80년대 부산 지역에서 민주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헌신했던 기독인들을 추모하는 예배가 유족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광섭 목사의 사회로 봉헌됐다.
이날 부민협동지회 고호석 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우리가 오늘 추모하는 여덟 분이 진정 갈망하고 기도했던 세상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다시 꽃피고 평화통일로의 길이 열려 하늘나라에서나마 저 분들이 활짝 웃으실 날이 머지않았음을 믿습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는 말처럼 그 철옹성 같던 유신정권이 무너지듯 말입니다”라며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모했다.
좁은길교회 박철 목사는 설교를 통해 “지금 이 시대는 ‘오직 정의를 강물같이 흐르게 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절실하게 실현되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이 사회의 현상들을 직시하시고, 그 앞에서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땅의 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면서 “저는 오늘 이 모임을 준비하면서 참으로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 나라의 민주화와 인권, 생명, 통일, 장애인, 그리고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하기 위해서 온몸을 던져 헌신하셨던 여덟 분의 그 불굴의 용기와 투지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라며 오늘을 살아가는 기독인의 한 사람으로서의 소회를 피력했다.
그는 “이제 마지막으로 이 분들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불러보고자 합니다. 임기윤 목사님, 심응성 목사님, 최성묵 목사님, 조창섭 목사님, 김영수 목사님, 김나야 집사님, 전두언 집사님, 우창웅 장로님. 이미 고인이 되셨지만 우리에게 아름다운 신앙의 모범을 남겨주신 분들입니다. 히브리서에서 히브리서 기자가 말씀한대로 굴곡 많은 70-80년대를 믿음을 따라 살고 믿음을 따라 죽으신 분들입니다”라며 먼저 가신 이들의 삶을 회상했다.
이날 추모 예배에 참석한 이들은 여덟 분의 기독인들의 영정에 헌화하면서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의 삶을 기억했다. 또한 추모 예배를 마친 이들은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아모스 5:24)는 말씀처럼 어둠을 밝히는 촛불을 들고 부산민주공원을 물처럼 강처럼 흐르듯이 행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