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총선전 야권연대 호소
  • 최진
  • 등록 2016-01-20 14:26:23
  • 수정 2016-01-20 14:41:28

기사수정

▲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야(野)! 1대1로 다시민주주의포럼 결성’ 제안 모임이 개최됐다. ⓒ 최진


종교단체와 시민사회단체, 교수와 언론인 등은 1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관에서 ‘야(野)! 1대1로 다시민주주의포럼 결성’ 제안 모임을 개최했다. 이들은 총체적 절망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야권이 범야권연대를 이뤄, 여야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안문에서는 먼저 현재 대한민국이 독선과 부정이 판치는 하류 국가로 전락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평화통일과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민이 승리해야 하는데 야권의 연대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국민이 정치권에 요구하는 해법은 민주주의 정부를 세울 때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야권은 친일독재와 불통의 정권에 온몸으로 저항해야 함에도 오히려 무능과 분열로 국민의 열망을 저버리고 있다”며 “피땀 흘려 민주주의를 실현해온 대한민국 연대정치를 통해 분열을 극복하고 여당과 1대1 구도를 만들 것을 국민의 이름으로 야권에 강력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제안자들은 “우리는 정치권이 이 역사의 명령을 반드시 지키도록 도와주고 감시하며, 마지막 승리를 공유할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의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공동정책과 연대정치의 기준과 내용을 준비해 범야권에 제안하고, 여야 1대1 구도를 위한 정치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제안자 대표발언에서 이삼열 숭실대 명예교수는 “혼란과 위기에서도 우리는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을 하는 것만큼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다시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포럼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또한, 일회적인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칙과 바른길을 생각하고 논의하는 포럼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표발언 이후 강경민 목사를 시작으로 포럼 결성 제안자들의 소개가 이어졌다. 이날 포럼에는 종교지도자와 활동가, 대학교수, 예술인, 언론인 등 각계각층의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제안자 소개 이후 배외숙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문화홍보위원장은 제안문을 낭독했다. 


“야권, 민주화 투쟁의 심정으로 사회변화 위해 나서달라” 


제안문 낭독 이후 탤런트 김미화 씨의 사회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다’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박래군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상임운영위원과 김선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백남기 선생의 장녀 백도라지, 홍승희 대한민국 효녀연합 대표, 조성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지도위원이 이날 토크 콘서트에 참여했다. 


박래군 상임위원은 “총선 결과가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나면 암담하다. 세월호 특별위원회는 제대로 처리된 사항 없이 6월 말로 종료가 된다”며 “정부 여당은 세월호 특별위 위원들을 2015년 3월 9일에 임명했다고 말하기 때문에 총선 결과에 따라 세월호 진상규명의 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상임위원은 “가족들은 우리 사회가 이렇게 암담한지 모르다가 이런 참사를 당했기 때문에 매우 힘들어한다. 믿을 수 있는 정치세력이 없어 해답을 찾지 못했다”며 “제안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현실화를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세월호 가족들과 국민이 끝까지 함께 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다시 민주주의’에서 ‘다시’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민주주의를 그리워하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주의는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어서 우리 민주주의가 무너진 것은 아닌가”라며 “우리는 신자유주의 20년 동안 먹고 살기 위해서 자본이 하자는 대로 움직였다. 민중과 민중은 서로에 대해 분노했다. 그러므로 ‘다시’라는 말보다는 새롭게 써 나가는 민주주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실 공동대표는 “24년 동안 1,200회 이상 수요시위를 진행하면서 큰 변화가 있었다. 7년 전까지는 수요시위에 사람이 없었지만, 이제는 인원을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분이 동참한다”며 “국제인권이사회도 마찬가지고 미국 등 각 나라 의회에서 일본에 위안부 문제 처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할머니들이 노구를 이끌고 호주와 일본 등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직접 증언을 해주셨던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 김선실 정대협 공동대표는 70년이 지나 할머니들께 다시 상처를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 최진


김 공동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한일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할 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1월 회의와 아시아 연대회의를 통해 피해 할머니들의 요구사항을 정부에게 전달했지만, 결국 걱정했던 상황이 일어났다”며 “24년을 싸워왔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더 싸울 수도 있겠다고 각오하는 요즘이다. 다만, 70년이 지나 우리 할머니들께 다시 상처를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은 과거 민주화 투쟁을 하던 심정으로 사회변화와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나서줬으면 좋겠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른 만큼 야권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심정을 생각해,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변화의 흐름으로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할머니들의 70년 동안의 고통, 지금 할머니들의 심정에 대해 우리 사회는 애도해야 한다. 애도를 통해서 해결점을 찾아야 하고 성찰해야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지금 국민에게 가장 관심을 받는다. 이 시기에 위안부 문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인간 가치의 존엄성과 인권의 중요성을 깨닫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머리로만 생각하고 머리로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발로 움직이고 마음을 움직여내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성찰해 미래를 꿈꾸는 국민운동에 위안부 문제가 변화의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백도라지 씨는 “박근혜 씨가 쌀 가격을 17만 원에서 21만 원으로 올린다고 했지만 13만 원까지 떨어져, 20년 전보다 못하게 됐다”며 “쌀이 남아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정부는 쌀을 더 수입하겠다고 한다”며 아버지 백남기 선생의 집회 참가 이유를 밝혔다. 


백 씨는 “병원에 있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왔다 갔다 하는 것밖에 없다. 그런데 많은 분이 찾아오셔서 위로해주는 것을 보며 정부는 저 모양이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살만한 사회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홍승희 대표는 “인간의 가치를 다시 재정비해야 하고 정권교체를 넘어서 문화혁명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역사는 해방 이후부터 경제성장을 위해 사람이 항상 양보해왔고, 그것 때문에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다”며 “민주주의는 각성한 시민들이 열쇠를 쥐고 있다. 우리는 친일 유신 정권을 넘어서 이 땅의 모든 전쟁, 인간의 존엄을 저해하는 세력들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 이날 포럼에 참석한 홍승희 효녀연합 대표는 각성한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인간의 존엄을 저해하는 세력들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 최진


홍 대표는 “진정한 애국의 가치는 태극기가 아니라, 아이들을 물에서 구하는 애국애족의 마음이다. 효자연합에는 청소년들이 많은데, 이 친구들이 광장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잘 낼 수 있도록 정권청소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민중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어떤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올 수 있다고 믿으며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성우 지도위원은 “대한민국 모든 비정상의 뿌리는 분단이다. 대한민국 군·경찰·재계·학계 할 것 없이 전부 친일파들이 독점을 했다. 그 비정상을 그나마 바로 잡았던 것이 민주화운동이고 민주주의다”라며 “민주주의가 많이 손상됐지만 이제까지 쌓아온 국민의 힘이 있다. 야당이 아무리 실망을 줘도 국민이 바로잡아주자는 것이 민주주의 국민 행동의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 이날 조 위원은 이번 모임이 민주주의의 방향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시 고민하는 시작이라고 밝혔다. ⓒ 최진


조 위원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10년 동안 너무 안일했다는 반성도 해야 한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사실 별것이 아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잘 먹고 잘살면 민주주의다. 그런데 이런 것 때문에 우리가 민주주의에 대해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라고 안주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봐야 한다”며 “이번 모임은 ‘다시 민주주의’라고 이름이 돼 있지만, 민주주의의 방향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시 고민하는 시작이다. 그 고민에는 민중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는 “투사가 돼야 민주주의가 실현된다고 생각했는데, 일본군 위안부 사태를 보거나 백남기 형제 가족의 아픔 등을 보면서 민주주의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 됐다”라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실은 되찾고 과는 넘어서는 모습이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올해 국회의원 선거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불의한 세력이 승리할 수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지혜를 모으자”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서 제안된 사회 각층의 의견은 종합·정리 과정을 거쳐, 다음 달 4일 확정된다. 양춘승 민주주의국민행동 전략위원장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민의 승리는 민주주의를 실현한 우리의 역사이고 자신감이다”라며 “진정한 민주정부 수립을 위한 움직임에 뜻있는 참여와 성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