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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근수] “사제 인사 때 전별금? 당장 없애야”
  • 김근수
  • 등록 2016-02-07 13: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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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사제들의 인사이동이 있는 시절이다. 정들었던 사제들과 헤어짐은 신자들에게 아쉽고 허전한 일이다. 떠나는 사제들도 여러 모로 감회가 깊을 것이다. 


외국에 비해 한국 교구사제들은 인사이동이 잦은 편이다. 그에 따른 장단점은 있겠다. 좌우간 한국 신자들은 신앙생활에서 여러 사제를 만나게 된다. 


사제들이 다른 임지로 옮길 때 이른바 전별금을 받아가는 모양이다. 적지 않은 본당에서 마치 정해진 관행처럼 일어나는 일이다. 


‘전별금’은 누구나 의문을 품지만, 아무도 거론하지 못하는 난감한 주제중 하나다. 사제 영명축일에 드리는 물적 예물처럼 많은 신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관행이다.


전별금, 옳은 관행인가? 계속 유지할 관행인가? 자랑스런 관행인가? 먼저 사제들에게 묻고 싶다. 그리고 평신도들에게도 묻고 싶다. 


전별금, 언제까지 지금 이대로 할 것인가. 전별금을 보는 기준은 무엇일까. 가난한 교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교회 관점에서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 답은 금방 나오지 않을까. 


전별금은 당장 없애야 한다.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아야 한다. 평신도들은 전별금을 주지 말고, 사제들은 받지 말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천주교회의 전별금 관행을 알게 되면 어떻게  반응할까. 칭찬할까, 분노할까. 


새 임지로 떠나는 사제에게 신자들의 예의는 아름다운 추억과 기도로 충분하다. 인간적 예의를 돈으로 물건으로 표시하는 모습은 우리 교회에서 어서 없어져야 한다. 


의정부교구 3지구 사제들은 전별금을 받지 않기로 다짐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멋진 일이다. 소중한 결단을 내려준 사제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전별금 관행을 모르는 주교는 없을 것이다. 전별금 관행이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는 주교들의 감독 소홀에도 있다. 주교들이 감독을 철저히 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했었더라면, 전별금 관행이 지금껏 남아있지는 못했을 것이다. 


전별금을 받아 남모르게 선행과 기부에 쓰는 사제들이 많다고 들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전별금은 찬성하기 어렵다. 사제들이 전별금 관행을 앞장서서 없애기 바란다. 사제들이 먼저 개혁적인 모범을 보여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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