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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추기경 명단이 말해주는 교황의 행보-1
  • 끌로셰
  • 등록 2016-10-12 18:32:20
  • 수정 2016-10-28 10: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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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La Croix > 9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두 편으로 나누어 게재합니다.

(원제 :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17명의 신임 추기경의 모습) -편집자주


▲ 2015년 2월 14일 추기경회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9일, 17명의 신임 추기경 임명 사실을 알렸다. 이들 가운데 13명은 의결권을 가진 80세 이하의 추기경들로 11월 19일에 열리는 추기경 회의 때 서임된다.



1. ‘중앙아프리카의 평화 수호자’ 디외도네 자파랭가 (Dieudonné Dzapalainga)


▲ 디외도네 자파랭가 대주교 (사진출처=Catholic Herald)


“저는 이런 폭력을 참아내야 합니다. 성난 관중들에게 제가 뭐라 말할 수 있을까요? 그들이 듣고 싶은 것을 말해주고 불난 집에 기름을 붓거나, 진실을 말하고 몰매를 맞는 것 둘 중 하나지요”라고 디외도네는 지난 해 12월 < La Croix >지에 털어놓았다. 


당시 디외도네 대주교는 무슬림 자경단과 기독교 자경단 사이의 경계선에 위치한 중앙아프리카 수도인 방기(Bangui)의 한 본당에서 미사 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저는 어떤 말을 하기 전에 늘 그 말을 곱씹어 보아야 합니다. 때로는 침묵한 채로 듣기도 합니다. 저는 일종의 샌드백 같은 역할이기도 하니까요”라고 말을 이었다. “넘치는 분노, 흥분, 고통에게 얻어맞습니다. 그리고 나면 정신이 차분해지고, 긴장은 가라앉습니다. 일종의 안정 같은 것이 생겨나는 것이죠. 이렇게, 상처를 치유해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9년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방기 교구장으로 임명 된 뒤로, 디외도네는 모든 위기의 해결사가 되었다. 그 위기 중 하나는 방기에서 ‘교구 운영에서 감당할 수 없는 문제’를 이유로 교황청이 강요한 이전 대주교의 사퇴에 충격을 받은 한 성직자의 (교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켜 주는 일이었다. 두 번째는 2013년에 중앙아프리카가 내전에 들어가게 된 일이다. 그 후로, 디외도네 대주교는 방기 교구 내의 목사, 이맘(Imam)과 함께 종교간 기본 방침을 세우면서, 최우선적으로 평화 협상 절차 구축에 전념하고 있다. 


역사상 최초의 중앙아프리카 출신 추기경인 디외도네는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나 14명의 자매형제 중 다섯 째 아이였다. 그는 프랑스 성령포교회 출신인 레옹(P. Léon) 신부를 통해 가톨릭 교회를 알게 되었다. 1997년에 종신 서원을 한 이후 마르세이유 시에 있는 가톨릭 복지 단체인 아프랑띠 도뙤이(Apprentis d’Auteuil)의 교목 사제로 8년 동안 재직하기도 했다. 추기경단 내에서 최연소인 디외도네는 인종간 폭력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지역에 계속해서 방문하여 평화의 말을 전하고 있다. 또한 국제 관련 운동가들을 모으는데 주력하고 있다. 작년, 디외도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기 순방을 강력히 요청했고 그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그 결과 2015년 11월 교황 측근들의 모든 만류에도 불구,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기를 다녀왔다.


2. ‘벨기에 교회의 새 얼굴’ 조셉 드 케셀(Jozef De Kesel)


▲ 조셉 드 케셀 대주교 (사진출처=LifeSiteNews)


69세인 조셉 드 케셀은 말린 브뤼셀(Malines-Bruxelles) 교구 대주교가 된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았다. 전임자인 앙드레-조셉 레오나르(André-Joseph Léonard)보다는 덜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이 대주교는, 이를테면 낙태나 안락사에 반대하는 입장 표명을 통해, 자신이 벨기에의 대주교로 임명된 첫 몇 달에 걸쳐 자신의 대주교 임명으로 불안해하던 벨기에 교인들을 진정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 표명은 정치계에서 맹렬한 비판을 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벨기에 강(Gand) 지역 출신이었던 조셉 드 케셀 대주교는 2010년 아동 학대로 재판을 받은 후 사퇴한 로제 반겔루위(Roger Vangheluwe) 후임으로 브루게(Bruges) 교구 주교로 임명되었다. 자신의 취임 후 첫 강론에서 난민들과의 연대 의식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던 이 대주교는 유능한 신학자이기도 하다. 로마의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 출신으로, 강 지역 종교학 고등 교육 기관과 루벵 가톨릭 대학교에서 대형 세미나 강의를 한 바 있다. 


3.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박함을 드러내는’ 블라세 수피치(Blasé Cupich)


▲ 블라세 수피치 대주교 (사진출처=CNS)


2014년 시카고에 도착했을 때, 블라세 수피치 신부는 1885년부터 전임자들과 달리, 주교 전용 거주지에 정착하지 않았다. 시가 1400만 달러의 이 집을 공식 업무용 혹은 초대 손님들을 위해 남겨두기를 원했던, 대주교는 자신이 미사를 집전하는 성당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선택은 로마의 생마르트(Sainte-Marthe)에 자리를 잡겠다고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택과 유사하게 보이는 듯 싶었다. 하지만 그는 이전 교구인 스포칸(Spokane) 지역에서도 이와 같은 선택을 해 신학생들과 함께 기숙사에서 살고, 함께 식사했다. 


대주교 임명 후 미국 가톨릭 언론 CNS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신부가 된 후로 40년 이상 알고 지낸 많은 가족들의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며, 이것이 바로 자신이 소중한 것의 가치를 알아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블라세 수피치 대주교를 주교성의 일원으로 임명하면서, 그의 영향력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런 그를 이번에는 추기경으로 임명함으로써,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 발 짝 더 나아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내 아동 성범죄 퇴치 의지를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블라세 수피치 대주교는, 성직자 사회에서 성범죄로 인해 논란이 한창이던 2008년부터 2011년 사이에 청소년보호위원회 의장을 맡은 바 있다.


4. ‘교황청의 목자’ 케빈 파렐(Kevin Farrell)


▲ 케빈 파렐 주교 (사진출처=CNA)


지난 8월 달라스 지역 주교를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부서’ 장으로 임명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형적 목자의 모습을 원했었다. 그리하여 위싱턴, 그리고 텍사스에서 평신도들과 함께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증명한 아일랜드 출신의 미국 신부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전 일원이었던(해당 단체와 “입장 차”로 결별) 주교의 접근 방식은 이 교구에서 훌륭한 효과를 냈다. 보수적인 교인들의 비판을 받았으나, 이 교구를 사실상 파산 상태에서 구출하여 신도 수뿐만 아니라 신부 수, 기부자의 수까지 동시에 늘려나갔다. 목자 그리고 리더로서의 자질은 아모리스 라에티시아(Amoris Laetitia)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구상한 가족의 모습을 실현하는데 충분할 것이다.


5. ‘사회와의 대화에 주목하는’ 카를로스 오소로 시에라(Carlos Osoro Sierra)


▲ 카를로스 오소로 시에라 대주교 (사진출처=CNA)


마라디아가 추기경의 친구이자, 사회와 대화하는 교회라는 개념에 집중하고 있는 카를로스 오소로 시에라 신부는 올해 71세로 “스페인의 프란치스코 교황”이라고 불리고 있다. 오렌세(Orense) 교구 주교, 오비에도(Oviedo) 교구 대주교를 거쳐 2014년부터 마드리드 교구 대주교가 된 카를로스 대주교는 전임자인 루코 바렐라 추기경과 곧장 차이를 보였다. 다른 한 편으로, 카를로스 신부의 마드리드 대주교 임명은 스페인 주교단 내의 방향 전환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2014년부터 스페인 주교회의의 부의장이었던 카를로스 대주교는 2015년에는 가정 관련 시노드 업무에 참여한 바 있다.



[필진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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