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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남았습니다, 백남기 농민을 지켜주세요”
  • 최진
  • 등록 2016-10-18 18:32:21
  • 수정 2016-10-19 10: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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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백남기투쟁본부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백남기 농민을 지키는 시민지킴이단 240시간 집중행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 곽찬


백남기투쟁본부는 18일 오후 1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백남기 농민을 지키는 시민지킴이단 240시간 집중행동’ 기자회견을 열고 “무도한 공권력으로부터 백남기 농민을 지켜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유신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도화선이 됐던 부마민주항쟁이 일어난 지 37년이 되는 날이었지만, 백남기투쟁본부는 박근혜 정권이 공권력을 동원해 시민을 억압하는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지난 15일 오후 11시 59분부터 빈소를 지키고 있는 시민지킴이단은 백남기 선생의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의 만료시한인 10월 25일까지 총 240시간 동안 집중행동을 진행 중이다. 시민지킴이단은 빈소에서 만일에 있을 경찰의 부검영장 강제 집행에 대비하며 부검반대 서명운동과 1인 시위 등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아버지의 시신을 내어주지 못하겠다고 밝힌 유족들에게 부검 협조공문을 수차례 보내며 부검영장 유효 기한까지 최대한 협의를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제 집행도 검토 중이다. 백남기 선생의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은 25일까지 유효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정수용 신부는 “신학적으로 회개라는 말은 ‘가던 길을 멈춰서고 되돌아온다’는 뜻이다”라며 “잘못된 길에 들어선 정부가 그 길을 계속 고집하려 한다면 그 걸음을 멈출 수 있게 하는 것은 시민들의 힘이다. 거짓말이 하늘을 덮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정수용 신부는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그들의 편에 서 있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부검을 막아내고 일이 올바르게 처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보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 곽찬


또한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그들의 편에 서 있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많은 시민들과 함께 부검을 막아내고 이 일이 올바로 처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보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강문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 법률 문제인가”라며 “이 문제에 대해 첫 번째 영장 기각이 이 사건의 실태를 가장 잘 드러내준다. 판사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뜻에서 검찰의 영장을 기각했다”고 말했다.


강 사무총장은 “이 문제는 법률로 다룰 문제가 아니다. 가슴이 아프다. 경찰은 경찰대로 수사를 하고 돌아가신 어르신은 하늘나라로 편히 가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남은 영장 기간 동안 국민이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갖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어제부터 시민지킴이단에 참여해 빈소를 지키고 있는 홍경희 씨는 다양한 사람이 참여하는 시민지킴이단의 상황을 설명하며 백남기 선생의 시신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 故 백남기 선생 빈소에 마련된 `백남기 농민 추모의 벽` ⓒ 곽찬


홍 씨는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각자가 사는 모습이 다른 분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하나였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외면하고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며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각자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마음과 발걸음을 더해달라”고 말했다.


천주교 단체들은 빈소 앞에서 240시간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사제들은 돌아가며 2명씩 당직으로 빈소를 지키고 있고, 수도자들은 ‘백남기 임마누엘 농민과 함께하는 9일기도’를 매일새벽 5시 30분부터 성무일도로 봉헌한다. 이후 당직을 섰던 사제들과 함께 연도가 이어진다. 매일 오후 4시에 봉헌됐던 미사와 오후 7시 진행됐던 촛불문화제도 빈소에서 그대로 진행된다.


다음은 시민지킴이단의 호소문 전문이다.



시민의 힘으로 백남기 농민을 끝까지 지켜냅시다!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 영장의 집행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안이 명백하고, 증거가 충분함에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한 이들에게 다시 시신을 맡길 수 없다”는 유족의 반대가 확고함에도, 저들은 기어이 부검 영장을 강행하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설마” 할 수 있습니다. “시신 탈취와 강제부검은 지나간 과거의 일”이라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기간 이 나라를 유신 시절로 되돌리려는 박근혜 정권의 수많은 시도들을 목도해 왔습니다. 


저들은 명백한 공권력에 의한 타살을 ‘병사’로 만들려 시도하였습니다. 

저들은 명백한 공권력에 의한 타살을 ‘변사’라느니, ‘제 3의 요인’이 있다느니 강변하며 부검을 강행하려 해 왔습니다. 

우리가 가만히 있다면, 저들은 거리낌 없이 역사를 과거로 돌리려 할 것입니다.

저들을 20여 일간 막아낸 것은, 저들에게 있을 것이라 착각했던 ‘인간성’이나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라, 나라를 망치고 있는 이 정권의 패륜과 몰염치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떨쳐 일어난 국민의 힘이었습니다.


이제 박근혜 정권은 저 백선하처럼 고립되었으며, 이제 남은 것은 벌거벗은 폭력뿐입니다.

저들에게 대화와 토론, 합리와 이성은 그저 장식물에 불과한 것이며, 저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결집된 국민의 힘뿐입니다. 


이제 일주일 남았습니다. 

국민 여러분, 모여주십시오.

이 정권의 폭력에 맞서, 끝까지 고인을 지켜냅시다!

240시간 국민 지킴이단 ‘백남기와 함께’에 참여해주십시오. 

하루라도 좋고, 몇 시간이라도 좋고, 단 한 시간이라도 좋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끝까지 고인을 지켜내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이 정권의 잔인한 폐륜과 몰염치를 종식시킵시다. 국민의 힘으로 끝까지 고인을 지켜내고, 무너진 민주주의와 정의를 회복합시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살인정권 규탄한다!

부검말고 특검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국가폭력 끝장내자!

우리가 바로 백남기다!



2016년 10월 18일

국민지킴이단 ‘백남기와 함께’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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