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가톨릭대학생회 출신 동문들이 14일 오후 8시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성당에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이처럼 전국 가톨릭대학생회 동문의 이름으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이 땅에 하느님 나라 실현을 신앙의 목표로 삼은 신앙인으로서” 현 사태로 인한 시국을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처벌뿐 아니라, 국정농단과 헌정 유린의 적폐를 청산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이 국가 전 범위에서 국정농단을 벌여 국민을 농간했다며 “민주공화국의 구성원으로서, 또한 공동선을 지향하는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현재의 헌정중단 위기를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사퇴 ▲공범자들의 성실한 수사 협조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요구에 응답할 것 ▲새누리당 해체 ▲성역 없는 특검 등을 요구했다.
이어 “작금의 사태는 나만을 위한 이기심의 단면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하며 “현 정권 퇴진 이후에도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생회 87학번 이창호 씨는 “현 시국 상황을 보면서 예전 가톨릭대학생회 활동을 하신 분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3주 전 급하게 전국에 있는 동문들에게 연락을 했는데 290명이 동참의 뜻과 여러 의견 등을 보내주셨다”며 이번 시국선언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창호 씨는 전국에 있는 가톨릭대학생회 동문들이 광화문미사나 모든 현장에서 함께 할 수는 없겠지만, 이를 계기로 시국을 걱정하는 뜻을 함께 모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가대연 동문 시국선언은 광주를 비롯해 대전‧마산‧부산‧서울‧수원‧원주‧전주‧청주‧제주‧춘천교구 등 전국 11개 교구 291명의 동문이 동참했다. 이들은 더 많은 전가대연 출신 동문들이 실천적 신앙 활동의 일환으로 사회정의 운동과 행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시국선언에 앞서 봉헌된 미사에서 현우석 신부(의정부교구)는 “우리가 시국선언을 하는 것은 하느님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무기력하게 기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신부는 “믿음으로 연대하고 자신의 곁을 이웃에게 내어준다면 하느님 약속이 성취되는 여정에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존재감이야말로 신앙인을 바로 세우는 힘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