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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자선아파트 부지 건축허가 반려돼
  • 최진
  • 등록 2017-01-17 15:41:58
  • 수정 2017-01-17 15: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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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성당과 천주교자선아파트 근처 일대 ⓒ 최진


부산 해운대구 천주교자선아파트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건축허가가 반려됐다. 해당 부지는 천주교 부산교구가 해운대성당 바로 옆 부지를 독단으로 매각해 논란이 됐던 곳이다.(관련기사)


해운대구청은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성당 옆의 지상36층‧지하4층 규모의 주거형 오피스텔 건물에 대한 건축허가 신청서를 16일 반려했다. 해운대구청은 ▲해운대초등학교 일조환경 침해로 교육환경 저해 ▲학교 정문에 인접한 차량 진출입구로 인한 통학안전 침해 발생 ▲부산광역시 건축위원회 심의조건 미 이행 등을 반려사유로 꼽았다.


해운대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우선 36층짜리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건물 바로 앞 해운대초등학교 운동장과 교실에 일조량이 부족해진다. 그러면 교육환경이 나빠지는 것뿐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에도 지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가 시작될 경우, 공사장 차량이 학교 정문 앞 편도 1차선 도로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러면 아이들의 통학로가 위험해진다. 그래서 학교 정문 도로 이외에 대체도로 조치계획을 제출하라고 했는데, 시공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그래서 건축허가를 반려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시행사는 지난해 11월 지상 36층 규모 주상복합 건축허가 신청서를 관련기관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운대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일조권 침해를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학부모회는 부산시 건축위윈회에 재심의를 요구하는 한편, 해운대구청 앞에서 건축허가 반대 시위 등을 진행했다. 


한편, 초고층 주상복합 건설공사로 노후 된 성당건물의 안전사고를 우려했던 해운대성당 신자들도 이번 반려결정을 반겼다. 신자들은 인근 9층짜리 온천장 공사만으로도 성당 벽 곳곳에 금이 간 상황에서 36층 공사가 진행될 경우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며 해당 건설을 반대해왔다.


‘정신나간 행정’… 관련 건축심의 원천적으로 재검토돼야


해운대성당 신자이면서 해운대초등학교 학부모인 하경미 씨는 학교 앞에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건축한다는 계획 자체가 ‘정신나간 행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관련 건축심의가 원천적으로 재검토돼야 하며, 학부모들은 이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경미 씨는 “이번 해운대구청이 결정한 ‘반려’는 조건이 안 갖춰졌기 때문에 돌려보낸다는 뜻이다. 시공사가 조건을 충족시키거나, 법적인 소송으로 번질 수 있다. 아직 끝난 싸움이 아니다”라며 “교육청과 학교, 그리고 학부모들이 긴밀한 관계 속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지역은 각종 법률로 학교를 보호하지만, 해운대 지역은 건설업자들을 위해 흘러가고 있다. 관광도시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난개발을 하는데, 실제 여기에 사는 지역주민들은 유모차가 다닐 인도조차 제대로 없어 아이를 데리고 차도로 내려간다. 장기적인 대책은 없고 정신 나간 계획들만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운대초등학교는 2018년까지 증축을 하는 학교다. 주변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오면서 아이들이 2배가량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그런 학교 입구를 공사장 도로로 사용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아이들의 일조량 확보와 통학 안전을 위해서 절대 멈출 수 없는 싸움이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또한 “부산교구는 평당 600만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땅을 매각했다. 리베이트 의혹이 강하게 들지만 학부모들이 이를 조사할 여건은 안 된다”라면서도 “하지만 해운대 난개발 문제에 천주교 이름이 거론되면서 김수환 추기경님과 정의구현사제단이 만들었던 깨끗한 이미지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가톨릭은 정의롭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이번 일을 겪으면서 ‘가톨릭도 많이 썩었구나’라고 말한다. 한국 가톨릭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교회의 부패와 싸우시는 교황님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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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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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mem2017-01-17 18:28:22

    일방적인  기사화보다 교구의 설명도 함께 싣도록 해주셈!
    기사가 상당히 감정적으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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