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김수복) 연중 제12주일 독서·복음 해설
  • 김수복
  • 등록 2017-06-23 19:55:22

기사수정



제1독서(예레 20,10-13) 해설

<주님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


당국이 예언자의 활동을 막으려 한다. 그렇지만 예언자는 더욱 활발하게 활동을 편다.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말씀과 활동은 중지시킬 수 없다.


이 대목은 예레미야의 다섯 번째 고백이다(참조. 11,18-12,6; 15,10-21; 17,14-18; 18,18-23). 이 본문은 예언하는 사명에 몸 바치는 사람의 심정을 보여 준다. 첫째로, 예언자는 자기가 받은 사명에 저항감을 느낀다. 그래도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예언자로서의 운명을 지우신다(7-10절). 둘째로, 어려운 순간에 예언자는 하느님께서 자기 곁에 계심을 의식하고 당신 현존과 힘에 기대면서 신뢰심을 기울인다(7-10절). 마지막으로, 지극히 어려운 상황에 밀려, 예언자는 실의에 빠져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으면 한다(11-13절).


시편 (68) 해설

<주님 당신의 자애가 너그러우시니 저에게 응답하소서>


하느님께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신다. 이 시편은 불의하게 고발당한 죄 없는 사람의 간청이다.


시편 작가는 이제 더 이상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고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의 피난처이신 하느님께 간구한다.


고발당한 이 사람은 끝까지 저항하면서, 아마 성전의 법정에서, 하느님께서 자기가 죄 없음을 밝혀 주시리라고 기대한다. 하느님께서 정의를 실현하지 않으시면, 사람들은 실망하고 당신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제2독서(로마 5,12-15) 해설

<은사의 경우는 범죄의 경우와 다르다>


바오로는 두 인물, 두 나라, 두 결과, 아담과 그리스도, 죄악과 은총, 죽음과 생명을 대비시킨다. 아담은 죄악의 나라에 잠겨 있으면서 죽음을 향하여 걸어가는 인류의 시작이자 그런 인류를 인격화해 놓은 사람이다. 새로운 아담인 그리스도께서는 은총의 나라 안으로 들어와 생명을 향하여 걸어가는 인류의 시작이자 그런 인류를 인격화해 놓은 분이시다. 


바오로는 그리스도와 아담 사이의 비슷한 점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바오로는 그 그리스도와 아담을 대비시킨다. 그것은 그리스도와 은총의 나라가 아담과 죄악의 나라보다 뛰어남을 드러내기 위해서 뿐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과 선물이 사람들의 죄악을 멀리 뛰어넘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새로운 인류의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아담이 안겨 준 재앙보다 훨씬 큰 혜택을 가져다주신다.


우리는 모두 자기 몸 안에 아담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 아담은 동시에 우리 아버지, 형제자매, 자녀다. 우리 역시 자만심과 탐욕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는 새로운 생명이 우리를 새로운 백성으로 만든다. 이는 우리 공로로 된 일이 아니다. 예수와 연대한 결과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죽임을 당함으로써 우리를 올바르게 만들었고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게 하셨다. 


복음(마태 10,26-33) 해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제자들은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자기네 사명 수행이 진리에 바탕을 두고 있고, 불의한 사회질서의 거짓을 모조리 폭로하고, 그 본모습을 밝힐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제자들의 육체를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생명을 마음대로 빼앗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생명을 주고 지켜 주고 거두는 분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제자들의 안전은 예수님께서 해 주신 약속에 있다. 충실한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자기를 감싸 주시는 예수님을 모실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참새 같은 미물까지도 자상하게 돌보는 분이시다. 당신 뜻을 따라서 올바른 사회와 세계를 세우려고 노력하는 당신 자녀들을 하느님께서는 그 발걸음 하나하나마다 지켜보고 계신다. 그런 하느님 아버지를 믿는 신뢰심만이 감옥에 갇히고 고문과 죽임을 당하는 두려움을 이기게 해 줄 것이다. 끝까지 옳은 길을 걸어감으로써 예수를 증언하면 예수님께서도 하느님 앞에서 우리를 증언하여 주실 것이다.


묵상


두려움과 용기


예수님의 복음을 선포하려면 큰 용기가 있어야 한다. 예수님 자신이 당신 복음을 말씀과 행동으로 선포하다가 그 복음을 싫어하는 사람들로부터 박해와 죽임을 당하셨기 때문이다. 그렇게 박해와 죽임까지를 각오하지 않으면 복음을 선포할 자격이 없다. 자기네 기득권과 이권을 지키는 데 급급한 자들은 자기들에게 그 기득권과 이권을 포기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선포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으로 여겨 공격을 일삼는다. 그 공격이 두려워 몸을 사리거나 도망쳐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복음을 전할 수 없고 불의한 사람들을 돌아서게 할 수도 없다. 


각오를 하고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바치고 목숨까지 내놓는 사람을 한없이 귀중하게 여기신다. 그런 사람을 한시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마지막 날에는 구원과 큰 상을 내리실 것이다. 


당신 복음을 선포하라는 예수님의 초대를 받아들이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레미야도 하느님의 전언을 선포하라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자 질겁한다. 보나마나 큰 고통과 외로움을 안겨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할 수만 있으면 도망치고 싶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를 놓아주지 않으신다. 



예레미야는 일생을 슬픈 예언자로 살아간다. 그처럼 예수님의 복음을 선포하라고 부르심을 받은 신자들도 삶이 마냥 즐거우리라고 상상해서는 곤란하다. 물론 마음 속 깊은 데서는 성령께서 주시는 고요한 평화와 기쁨이 우러나겠지만, 몸은 고달프기 그지없을 것이다. 바오로처럼 건듯하면 매를 맞고 숱한 위험을 겪고 박해를 받고 감옥에 갇히고 죽임까지 당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마냥 두려워만 해서는 안 된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는 돌보아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우주를 창조한 분이시다. 우주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과 생물을 질서지우고 살아가게 섭리하는 분이시다. 당신 모습 따라 당신을 닮게 창조한 사람에게는 더 마음을 쓰는 분이시다. 더구나 당신 뜻과 계획을 알리고 실현하는 일에 몸 바치는 사람은 얼마나 애지중지하시겠는가? 그러니 너무 걱정하거나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하느님 아버지를 믿고 신뢰할 일이다. 


용감한 증거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안다고 증언하는 사람은 당신께서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하겠다고 약속하신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예수님을 증언하는 일일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다. 그것도 모든 사람과 온 인류가 한 마음 되도록 하기 위해서 사람이 되고 가장 사람답게 살려고 하다가 수난하고 죽임을 당한 다음 부활한 분이시다. 예수님을 증언한다는 것은, 가장 사람답게 사는 길이 하느님의 뜻에 맞는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고 실현하기 위해서 예수님처럼 수난하고 죽고 부활하는 길임을 삶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한다. 예수님을 따라 예수님처럼 살려고 노력하는 것을 뜻한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 따돌림 당하고 무시와 천대를 받는 사람들, 삶이 고달프고 서러운 사람들, 굶주리는 사람들, 짓눌리고 빼앗기는 사람들, 갇힌 사람들,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과 한 패거리가 되고 그런 사람들과 운명을 함께 하다가 수난과 죽임을 거친 다음 부활하는 영광을 차지하셨다. 불의한 사회와 세계 속에서 예수님을 증언한다는 것은 가까이 살거나 멀리 떨어져 사는 모든 가난한 사람들처럼 가난한 사람이 되어 그들과 더불어 기쁨과 슬픔과 운명을 함께 나누는 것을 뜻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답지 못한 나와 다른 사람들을 사람답게 만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연중 제12주일 독서·복음



제1독서(예레 20,10-13)

<주님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


군중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기 마고르 미싸빕이 지나간다! 그를 고발하여라. 우리도 그를 고발하겠다” 가까운 친구들마저 모두 제가 쓰러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가 속아 넘어가고 우리가 그보다 우세하여 그에게 복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그들은 성공하지 못하여 크게 부끄러운 일을 당하고 그들의 수치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으리이다. 의로운 이를 시험하시고 마음과 속을 꿰뚫어 보시는 만군의 주님 당신께 제 송사를 맡겨 드렸으니 당신께서 저들에게 복수하시는 것을 보게 해 주소서. 주님께 노래 불러라!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 


시편(68)

주님, 당신의 크신 자비에 따라 저를 돌아보소서.


제2독서(로마 5,12-15)

<은사의 경우는 범죄의 경우와 다릅니다>


형제 여러분, 한 사람을 통하여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죄를 통하여 죽음이 들어왔듯이, 또한 이렇게 모두 죄를 지었으므로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사실 율법이 있기 전에도 세상에 죄가 있었지만, 율법이 없어서 죄가 죄로 헤아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담부터 모세까지는, 아담의 범죄와 같은 방식으로 죄를 짓지 않은 자들까지도 죽음이 지배하였습니다. 아담은 장차 오실 분의 예형입니다. 그렇지만 은사의 경우는 범죄의 경우와 다릅니다. 사실 그 한 사람의 범죄로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하느님의 은총과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은혜로운 선물은 많은 사람에게 충만히 내렸습니다.


복음(마태 10,26-33)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니 너희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에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에서 말하여라.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필진정보]
김수복 : 살레시오 수도회에서 10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고, 그 동안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6년을 수료했다. 40년 동안 5개 언어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노동자였다.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둘, 손자 넷이 있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