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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복) 연중 제17주일 독서·복음 해설
  • 김수복
  • 등록 2017-07-28 14:54:17
  • 수정 2017-07-28 14: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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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1열왕 3,5.7-12) 해설 

<너는 지혜를 청하였다>


솔로몬이 꾼 꿈 이야기(3,4-15)는 백성이 품고 있는 커다란 열망이 정의를 가려내고 실현할 능력이 있는 권위에 의하여 다스림을 받는 데 있었음을 보여 준다. 우리는 권위와 권력이 본래 인간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임을 알고 있다. 백성 자신도 권위를 행사하는 사람에게 속하지 않고 권위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속한다. 모든 것이 자기 손안에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3,5ㄴ), 하느님으로부터 권위를 부여받은 사람으로서는 백성에게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첫째, 자기가 하느님의 도우심 없이는 옳고 좋은 일을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3,7). 둘째, 백성이 자기에게 속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다스리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3,8). 셋째, 들을 줄 아는 능력(들을 마음), 진실과 정의에 열린 의식과 마음, 좋고 나쁜 것을 가려낼 수 있는 능력, 다양한 많은 사람들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열망하고 청해야 한다(3,9). 


하느님께서는 솔로몬이 지혜를 청하는 것을 보고 그를 칭찬하신다(3,10). 그러나 또한 은근히 비판도 하신다. 즉 권위를 가진 자가 먼저 열망해야 하는 것이 번영, 부유함, 절대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암시하신다(3,11). 권위를 부여받은 자가 듣고 판가름할 수 있는 능력을 원할 때, 하느님께서는 그가 청하는 것을 들어주신다(3,12).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가 충실할 경우에, 하느님께서는 그가 청하지 않은 것까지도 덧붙여주겠다고 약속하신다(3,13-14. 하느님께서는 생명의 원천이자 목적이시다). 


제2독서(로마 8,28-30) 해설

<하느님의 아드님을 닮은 사람들>


하느님의 영원한 계획은, 모든 사람을 당신 아들의 모상으로 만들어 당신의 커다란 가족으로 모이도록 미리 정하여 부르고 올바르게 하고 영광스럽게 하는 데 있다. 이 계획에서는 그 누구도 빼놓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 계획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물리칠 수도 있고, 살 길 또는 죽을 길을 선택할 수 있으며, 구원받는 길 또는 멸망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인류에게 대사면을 내리고 당신 생명을 줌으로써 견줄 데 없는 당신 사랑을 보여주셨다. 하느님의 생명을 받아 당신 자녀가 된다는 것은 하느님의 아들 안에서 그 아들과 하나 되어 당신 자녀가 되는 것을 뜻한다. 온 세계와 온 인류가 하느님을 한 분뿐이신 아버지로 모시고 위대한 형제애를 나누는 것을 뜻한다. 


복음(마태 13,44-52 또는 마태 13,44-46) 해설

<가진 모든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사리라>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단호한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추구하는 대신, 거짓되거나 아니면 순전한 겉치레에 지나지 않는 자기 안전과 장래에 매달리고 심지어 타성에 젖은 종교의 안전에 매달리는 짓은 값진 진주를 버리고 다른 부질없는 재물을 더 좋아하는 것과 같다.


가난하고 기댈 데 없는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인생은 행복하고 귀중한 인생이다. 그러나 돈을 벌고 이름을 날리는 데 바쁜 인생은 불행하고 초라한 인생이다. 하느님의 나라를 찾아내고 알아보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 그들을 진심으로 위해 주고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살아가는 인생길을 선택한다.


하느님 나라의 완성은 선인과 악인을 갈라놓는 심판을 통하여 실현된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정의를 실천에 옮기며 살아온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에 결정적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살지 않은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히 쫓겨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살아 있을 때부터, 지금 곧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 ⓒ 곽찬


비유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비밀을 드러내 준다. 따라서, 예수님의 제자가 된 율법학자는 구약과 신약 사이의 연관성을 깨달을 수가 있다. 예수 안에서 모든 것이 새로워지고 새로운 의미를 띤다.


묵상 


영리한 짓인가, 미련한 짓인가?


보물을 발견한 촌사람과 값진 진주를 발견한 상인의 태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잘 했다고 칭찬할 것인가 아니면 미쳤다고 비웃을 것인가? 그들은 가진 것을 모두 팔았다. 무엇 때문에 팔았는가? 그들이 모든 것을 팔아버린 것은 현명한 계산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순간적인 무절제로 저지른 어리석은 짓인가?


예수님께서는 이런 식으로 청중들에게 질문을 던지신다. 우리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지신다. 예수님께서 설파하고 선포하시는 하늘나라가 과연 모든 것을 팔아치우고 버려서 얻을만한 가치가 있는가? 예수님의 요구에 따르자면 꼭 모든 것을 다 바치고 포기해야만 하는가?


하늘나라


그 질문에 대답하려면, 먼저 하늘나라의 가치가 어떤 것인지를 진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우리 자신이 하늘나라의 가치를 얼마만큼 깨닫고 있는가를 먼저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한다.


하늘나라, 또는 하느님의 나라라는 성경 표현에 대해서 우리는 흔히 막연한 생각 밖에 지니지 않고 있음이 사실이다. 보물과 진주의 비유가 말하려는 가르침이 그저 평범한 권고 정도로 들릴지도 모른다.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 안에 아무런 감동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면, 별로 관심이 없는 사실에 대하여 열정을 발휘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늘나라에 들어간다는 표현은 우리에게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가? 그 표현이 어쩌면 우리 피부에 와 닿지 않고 멀리 떨어져 있는 미래의 어떤 현실, 우리의 일상생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어떤 실재로 간주되고 있지는 않는가?


그러나 그리스도의 생각과 마음을 깨닫기 위해서 ‘하느님의 나라’라는 주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복음서를 읽어보면 즉시 알 수 있다. 신약의 모든 전언이 ‘기쁜 소식’이라면, 그것은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이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께서 임금님이 되어 인류를 당신의 뜻대로 다스리시는 상태를 말한다. 소극적으로 말하자면, 악마의 세력에 붙잡혀 이기심과 공명심으로 살아가는 무리들의 지배와 압제에서 벗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하느님 나라의 기초는 온전히 새롭고 결정적인 질서와 관계다. 하느님의 나라는 온전히 새로운 세계, 사람을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존중하고 사랑하는 인간애와 하느님 자녀끼리 서로 사랑하는 형제애가 지배하는 인류가족을 뜻한다. 하느님의 나라가 와 있는 정도는 인간애와 형제애가 모든 사람 사이의 관계의 성격을 규정하는 정도에 비례한다.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가정, 국가, 국제관계 등 사회가 실제로 얼마만큼 인간애와 형제애의 원리에 의해 지배되느냐 하는 정도에 비례한다.


사람은 누구나 그러한 하느님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자기 몫을 다하도록 부르심을 받고 있다. 그 몫을 얼마만큼 감당하여 실천하느냐에 따라 각 사람의 구원 여부가 달려 있다. 각자가 처한 환경과 상황에서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반드시 있다. 그 할 일을 위해서 자기의 전 존재와 삶 전체를 바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사람을 하느님의 자녀로서 바라보기 시작할 때, 그리고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라는 깨달음을 얻고 인류 전체가 처한 상황이 나의 상황으로 절실해질 때, 그때에야 비로소 나의 하잘 것 없이 보이는 일상생활이 갑자기 활력을 띠게 되고, 하느님 나라가 오도록 몸 바치는 일꾼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위하는 일꾼이 되는 것은 결코 외적인 거창한 무엇이 아니고 세력 확장이 아니다. 진정한 성취는 하느님께서 이루시고 그리스도께서 이루시고 성령께서 이루신다.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요구하시는 바는 다만 그 애타는 마음뿐이다. 


그러므로 나로 인해서 큰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함은 큰 착각이다. 위대하신 분은 하느님 밖에 없다. 필요한 것은 하느님 마음에 꼭 드는 우리의 모습이요 자세일 뿐이다. 하느님께서는 돌멩이를 가지고도 온 세상의 모든 위대한 인물들과 성인군자들의 업적을 순식간에 이루어 낼 수 있는 분이시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큰 사랑을 품은 마음뿐이다. 그 마음들이야말로 하느님 나라의 구성원 들이다.




연중 제17주일 독서·복음



제1독서(1열왕 3,5.7-12)

너는 지혜를 청하였다


기브온에서 주님께서는 한밤중 꿈에 솔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느님께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셨다. 솔로몬이 대답하였다. “주님께서는 당신 종인 제 아버지 다윗에게 큰 자애를 베푸셨습니다. 그것은 그가 당신 앞에서 진실하고 의롭고 올곧은 마음으로 걸었기 때문입니다. 당신께서는 그에게 그토록 큰 자애를 내리시어, 오늘 이렇게 그의 왕좌에 앉을 아들까지 주셨습니다. 그런데 주 저의 하느님, 당신께서는 당신 종을 제 아버지 다윗을 이어 임금으로 세우셨습니다만, 저는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아서 백성을 이끄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당신 종은 당신께서 뽑으신 백성, 그 수가 너무 많아 셀 수도 헤아릴 수도 없는 당신 백성 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어느 누가 이렇게 큰 당신 백성을 통치할 수 있겠습니까?” 솔로몬이 이렇게 청한 것이 주님 보시기에 좋았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것을 청하였으니, 곧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자,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너 같은 사람은 네 앞에도 없었고, 너 같은 사람은 네 뒤에도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시편(118)

주님, 제가 당신의 가르침을 얼마나 사랑합니까!

 

제2독서(로마 8,28-30)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 아드님의 모상이 되도록 미리 정하셨습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하느님께서는 미리 뽑으신 이들을 당신의 아드님과 같은 모상이 되도록 미리 정하셨습니다. 그리하여 그 아드님께서 많은 형제 가운데 맏이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미리 정하신 이들을 또한 부르셨고, 부르신 이들을 또한 의롭게 하셨으며, 의롭게 하신 이들을 또한 영광스럽게 해 주셨습니다. 


복음(마태 13,44-52 또는 마태 13,44-46)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또 하늘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또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올려 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제자들이 “예!”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러므로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필진정보]
김수복 : 살레시오 수도회에서 10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고, 그 동안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6년을 수료했다. 40년 동안 5개 언어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노동자였다.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둘, 손자 넷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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