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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이후,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낙태죄 헌법불합치, 어떻게 보고 무엇을 할 것인가?’ 토론회
  • 문미정
  • moon@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04-16 17:21:57
  • 수정 2019-04-16 17: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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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낙태죄 헌법불합치, 어떻게 보고 무엇을 할 것인가?`란 주제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 문미정


지난 11일, 66년 만에 낙태죄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난 후, 그리스도교 관점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을 어떻게 보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5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주최로 열린 이번 긴급토론회는 3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으며 정종욱 변호사의 헌재 판결문 분석으로 시작됐다. 


기독교 대 여성 대립 구도로 가선 안 돼 


▲ 문시영 교수 ⓒ 문미정


문시영 남서울대 교육대학 교수는 먼저, ‘사회적 공론화’라고 하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충분히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법리적 판결이 난 상황에서 우리가 앞으로 해야 될 공론화 작업은 전제와 결론을 가지고 하는 형국이 된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인공임신중절은 ‘How’ 어떻게 해법을 찾을 것인가가 핵심이라며, How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논의가 절대로 기독교와 여성의 대립 구도로 가서는 안 된다.


문시영 교수는 이 같이 강조하며 시민 사회 안에서는 여성과 남성, 기독교인 모두 시민이기 때문에 시민이란 전제에서 공공의 논제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 시민사회성을 성숙시켜 가는 한 과정으로 공공신학적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생명을 환영하는 교회가 되기 위한 새로운 논의가 지금부터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믿는페미 활동가 달밤 ⓒ 문미정


믿는 페미 활동가 달밤은 헌재 판결이 “여성이 처음으로 출산 도구가 아니라 시민으로 인정받은 판결”이라며 “‘처벌’이란 방식으로 임신과 출산, 양육에 대한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했던 방식에서, ‘국가가 재생산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로 논의를 옮겨가는 첫 시작”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낙태죄가 실제로 낙태율을 줄이지 못한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낙태가 허용될수록 낙태율과 모성 사망률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낙태죄가 없어지면 생명을 경시할 거라고 하지만 현행 낙태죄는 생명을 지켜주지 못했고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데 쓰였다고 지적했다. 


낙태율과 관계있는 것은 낙태죄 강화가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제반 조건들이 어떻게 보장되고 있는가에 있다.


교회 공동체가 생명 보존하는 지지 기반이 돼야 


▲ 백소영 교수 ⓒ 문미정


백소영 강남대 기독교학과 교수는 “낙태죄가 폐지되는 게 맞다는 이야기가 낙태를 해도 된다로 번역되는 상황이 제일 우려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낙태에 대한 논쟁은 60년대 말부터 70년대까지 ‘프로라이프(Pro-Life) 대 프로초이스(Pro-Choice)’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프로초이스(Pro-Choice)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낙태할 자유로 번역 됐지만, 원래 프로초이스는 ‘Procreative Choice’ 즉, ‘출산 선택’이라고 봐야 된다고 설명했다. 


교회나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생명을 보존하는 지지 기반으로서의 공동체 역할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짚었다. 우리가 사회적 포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소영 교수는 자신이 직접 참여했던,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두리홈’ 이야기를 했다. 두리홈은 임신한 이들에게 2년 동안 무상으로 공간과 재원을 지원한다. 이들 대부분은 10대 중후반으로 임신 기간 중 1년은 크리스천 전문가들이 자신들이 가진 자원으로 이들을 돕는다.


자신이 아이를 키울 것인지, 입양을 할 것인지 1년 뒤에 최종결정할 수 있게 프로그램 되어 있다면서 “다양한 체험과 어른들의 지지, 격려 속에서 2년을 지낸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교회가 충분히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말했다. 


▲ 김현철 프로라이프 전 대표 ⓒ 문미정


김현철 프로라이프(구 낙태반대운동연합) 전 대표는 생명교육과 성교육을 정확히 해야 하며 교회에서도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남성책임법을 강화하고 미혼부모 가정을 지원하며, 위기임신 상담을 의무화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환경 마련은 정부 뿐 아니라 교회도 해야 한다고 짚었다. 사회가 충당하지 못한 미혼모 지원책을 교회가 사회복지차원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을 교회가 더 수준 높게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공임신중절 시술하는 의료기관 지정해야 


홍순철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22주 이내에서 여성 건강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시술할 수 있는 시기는 8~9주라고 짚었다.  


반면, 달밤은 “어떤 조건이나 주수 제한 없이 여성의 선택으로 낙태가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시기에나 안전하게 건강권을 보장받아서 피임, 낙태 정보를 충분히 제공 받고 인공임신중절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술 이후에도 신체적·정신적인 모든 상담과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사회적인 낙인과 상처 없이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 홍순철 교수 ⓒ 문미정


홍순철 교수는 약물을 사용한 낙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혼자서 약물로 낙태를 시도하다가 임신이 유지되는 경우 미소프로스톨이란 성분 때문에 아기에게 안면신경마비가 오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건강권을 위해 약물 사용도 전문가와 함께 상담하고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태아 기형이 낙태 사유가 되면 안 된다며, 이는 장애인 차별처럼 새로운 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임신 유지에 대한 숙려를 어떻게 하고 사회가 어떤 식으로 지지할 것이며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홍 교수는 낙태를 할 수 있는 기관을 지정해야 하며 그 기관은 공공의료기관이 좋을 것이고, 상담의료기관과 시술 의료기관이 달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에 백소영 교수는 자기결정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가 집단을 어떤 방식으로 구성하는지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답을 몰아가는 방식으로 구성이 된다면 또 다른 자기결정권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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