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톨게이트 노동자 전원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오체투지 행렬이 오전 10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출발해 명동성당을 거쳐 청와대로 향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톨게이트직접고용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가 함께한 이번 오체투지의 촉구안은 1,500여명의 톨게이트 직원 전원 직접고용이다.
과거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가 불법파견의 형태로 고용 관계를 유지해오던 톨게이트 수납원들이 대법원에서 승소하여 직접고용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차 수납업무를 배정하지 않거나 진행 중인 소송의 결과에 따라 직접고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등의 태도를 보여 시민사회와 종교계가 함께 오체투지에 나선 것이다.
도공 측은 지난 8월 대법원 판결 후 승소 대상자 700여명 가운데 이미 자회사에 입사한 인원을 제외한 499명만을 직접고용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전원 직접고용이 아니라는 점에 반발이 일자, 도공과 톨게이트노동조합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중재로 대법원에서 승소한 인원 외에도 2심을 진행 중인 110명에 대해서도 직접고용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도공은 여전히 1심을 진행 중인 900여명에 대해서는 소송 결과를 보고 직접고용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대법원 판결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이날 오체투지 출발에 앞서 이주형 신부(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는 “우리 사회의 가족인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위해 종교인들이 온몸을 던져서 함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역시 “정책 입안자들과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대표가 새로운 마음으로 직접고용에 선뜻 나서길 기원한다”고 촉구했다.
톨게이트 직원 직접고용을 외치는 수십여 명의 사람들은 따가운 햇살 아래 달궈진 아스팔트 도로에 엎드렸다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이들의 옷은 도로의 먼지와 매연으로 까맣게 물들었고 장갑은 헤져 구멍이 났다.
청와대 앞에서 오체투지를 마친 이들은 ‘이강래 사장 해임’, ‘직접고용 쟁취’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로를 격려하고 끌어안았다.
목탁을 들고서 오체투지 행렬을 이끈 혜찬 스님은 오체투지 종료 후 < KBS >와의 인터뷰에서 도공이 공기업인 만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