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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바티칸 재정개혁은 필수이자 핵심”
  • 끌로셰
  • 등록 2020-02-19 16:09:46
  • 수정 2020-02-20 14: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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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5일 바티칸시국 법원(Vatican City State Tribunal) 설립 91주년을 기념하면서, 최근 바티칸에서 벌어진 재정비리 사례를 들며 바티칸도 재정 관리를 국제기준에 맞추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929년 국가로서의 바티칸시국 설립이 결정된 이탈리아와 교황청간의 라테라노 조약(이탈리아어: Patti lateranensi)과 함께 바티칸시국 법원이 생겨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의의 길은 모든 사람, 특히 가장 약한 이들이 보호받는 진정한 형제애를 가능하게 해주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성경에서 보여주듯 “예수님이 보여준 정의는 기술적으로 적용되는 일련의 규칙 따위가 아닌 책임을 진 사람들을 이끌어주는 마음의 상태”라며 “복음의 가장 큰 권고는 먼저 우리 안에 정의를 세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의를 받쳐줄 수 있는 인내, 강인함, 절제라는 다른 덕들이 동반되어야 한다.

판결을 내릴 때에는 “예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셨듯이 법의 정확성과 그보다 더한 자비를 결합한 바른 답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자비란 정의를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를 온전히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 실현에 필요한 요소들에 이어, 바티칸시국이 국제기준에 맞추어 사법을 개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중대한 변화의 기저에는 자연스러운 현대화의 필요성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교황청이 바티칸시국을 대신하여 실천한 국제사회의 약속들을 존중하고자 하는 필요성도 있었다”며 “개혁은, 보편교회 사명의 일부로서 이는 교회 직무의 필수 요소이자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교황은 교황청이 국제적 차원에서 재정 분야의 위법을 퇴치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바티칸 재정을 유용하여 불법적인 투자가 이루어졌다는 의혹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의심스러운 재정 상황은 위법성과 별개로 교회의 성격과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신자 공동체에 혼란과 불안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재정비리 의혹으로 인해 교황청 재정감시기구 재무정보국(L'Autorità di Informazione Finanziaria, AIF)은 전 세계 164개 국제금융감시기구 연합체 에그몽(Egmont) 활동자격을 정지당했다가 지난해 1월 신임 재무정보국장 취임 이후 자격정지가 해제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사건들은 사법기관의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범죄연관성의 측면에서 명확히 해야 한다”며 “이 단계에서 사건에 대해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혹을 제기한 “첫 번째 보고가 바티칸 내부 기관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이 긍정적”이라며 “이는 국제 기준이 요구하는 대로 법 집행의 효과와 효율성을 드러내준다”고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정비리 의혹 수사과정에서 교황청 국무원과 재무정보국을 압수수색한 바티칸 경찰의 노고도 치하했다.


교황은 판단을 내려야 하는 주체들이 “가용할 수 있는 여러 규범의 특성을 넘어서 법적 기준 이전에 인간적인 기준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의는 체계와 규칙의 형식적인 완벽보다는 판사의 품격과 정직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네가 심판한대로 너희도 심판받을 것이다”(마태 7,2)를 들어 “복음은 우리에게 지상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시도는 언제나 하느님의 정의를, 우리를 기다리시는 주님 정의와의 만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진지하고 겸손하게 일에 임할 수 있도록 힘을 줄 것”이라고 격려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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