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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재정 개혁…베네딕토 16세의 노력 이어가는 것” - 이탈리아 언론 인터뷰서 교회 관련 논란에 입장 밝혀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11-02 18:18:17
  • 수정 2020-11-02 18: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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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Media)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가톨릭교회 문제들에 관한 입장을 밝혀 화제다.


지난 30일, 이탈리아 뉴스통신사 < Adnkronos >는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단독인터뷰를 게재했다. 


자신의 가족과 측근에게 특혜를 몰아주고, 교황청 재정을 유용하여 런던의 고급부동산에 과도하게 투자했다는 의혹을 받아 사퇴한 안젤로 베치우(Angelo Becciu) 추기경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재정비리를 저지르는 성직자들을 처벌하려는 노력이 베네딕토 16세부터 이어져온 것임을 강조했다.


“내부 권력 투쟁”과 “횡령”으로 분열된 교황청


최근 논란이 된 교황청 재정비리와 관련해 교황은 “불행히도 부패는 역사를 관통하여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라며 “어떤 사람이 깨끗이 치워놓더라도 부패는 다시 시작되며, 다른 사람이 와서 막을 때까지 지속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교회는 여전히 건실하지만, 부패는 시간이 지나며 우리가 간과한 뿌리 깊은 문제”라면서 “교황이 되었을 때 나는 베네딕토를 만나러 갔고, 그때 그가 내게 큰 상자 하나를 건네주었다”고 회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가 자신에게 “이 상자에는 가장 심각한 문제들에 관한 자료들이 들어있다. 내가 여기까지 했고, 이런 상황에 개입했으며, 이런 인물들을 배제시켰으니 나머지는 당신의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결국, 교황은 “그러니 내가 지금까지 한 모든 일은 베네딕토 교황의 말을 받아들여 그의 작업을 이어간 것뿐”이라고 답했다.


또한, 일부 보수입장에서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학적인 문제를 두고 갈등한다고 추측하는 일에 대해서 교황은 웃음을 짓고 잠시 생각한 뒤에 “내게 베네딕토는 아버지이자 형제”라고 답했다. 


교황은 “편지를 쓸 때 나는 그에게 ‘아들이자 형제로서’라고 쓴다. 자주 찾아뵙기도 한다”며 “최근에 자주 보지 못한 것은 베네딕토를 지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관계는 아주 좋고, 필요한 일들에 대해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교황은 “우리 사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전임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계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행태에 “무슨 말을 하든지 그들의 자유다. 심지어 베네딕토와 내가 묫자리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웃었다.


교황은 베치우 추기경이 연루되었다고 알려진, 교황청 성금을 유용한 부동산 투자 의혹에 대해서도 “성직자를 비롯해 수많은 가짜 평신도 ‘친구’들이 신자들의 재산을 낭비하는 일을 조장한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특히 교황은 이번 재정 유용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장된 면이 있기는 하지만 “하느님 백성이 교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시사한다. 교회는 깊은 상처와 내부 권력 투쟁으로 분열되고 횡령으로 구멍이 나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나를 위해 위험을 감수해 줄 이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


교황은 교황청 내부에서 이러한 개혁에 반발하는 세력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교황은 외로움에 관해 이야기하며 “내가 외로운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두 가지 외로움이 있다고 생각했다. 먼저, 나와 협업해야 할 이들이 그렇게 하지 않고, 소매를 걷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손을 더럽혀야 할 이들이 그러지 않거나, 이 사람들이 내 지시를 따르지 않을 때다. 이를 기능적 외로움(solitudine funzionale)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진정한 외로움은 느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수많은 장애물과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옳은 길에 있음을 알고 나를 위해 위험을 감수해 줄 이들이, 자기 목숨을 걸고 열렬히 투쟁해줄 이들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재정비리를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아주 솔직하게 낙관적이지는 않다”면서도 “하느님과 그분에게 충실한 이들을 믿는다”고 답했다.


교황은 자신의 후임 교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황은 “내 다음에 누가 올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으며 (후임 교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내가 처음이다”라며 “최근에 하루종일 정기검진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의사들은 내가 5년 마다 정기검진을 받게 하려고 했으나 나는 ‘일 년에 한 번씩 하자’고 말했다.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다”라면서 현재로서는 건강이 양호하나 후임을 고려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시민결합 발언에서부터 교황청-중국 잠정협정 연장에 관한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교황은 “비판받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도 아니고 자기기만이 될 것”이라며 “따귀처럼 날아오는 비판을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황은 “비판은 건설적일 수 있다”며 “비판이 건설적일 때 나는 그것을 모두 수용한다. 비판을 통해 내 자신에 대해 숙고하고 내 양심을 돌아보고 내 자신에게 뭔가 잘못했는지, 어디서, 어째서 잘못했는지 혹은 내가 잘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자문한다”고 답했다.


교황은 어떻게 하면 재정비리를 근절할 수 있는가에 대해 “특별한 방법은 없고, 그저 계속해서 나아가며 멈추지 않고, 그 가운데 작지만 구체적인 행보를 해나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만약 ‘사람들’이 ‘습관’ 때문에 교회에 갔던 것이라면, 그냥 집에 머무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이외에도 교황은 최근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종교활동도 다시 강력한 규제를 받는 등 사실상 재봉쇄령이 내려진 것에 대해 “이탈리아 정부의 정치적 결정에 관여할 마음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최근 팬데믹 시기 때 자신을 “불쾌하게 만든 에피소드”가 있다며 습관에 따라 물리적으로 성당을 나오는 일이 얼마나 무용한지를 지적했다.


교황은 “어느 한 주교가 ‘사람들’이 팬데믹 동안 교회에 가는 ‘습관’을 잃어버려서 십자가 앞에서 무릎을 꿇거나 영성체를 모시지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만약 이 ‘사람’들이라는 것이 ‘습관’ 때문에 교회에 갔던 것이라면, 그냥 집에 머무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교황은 “사람들도 성령의 부르심을 받고 있다”며 “아마도 새로운 시련과 사람들의 집에 들이닥치는 고통이 찾아오는 이러한 힘든 시련 이후에 신자들은 더욱 진실하고 진정성 있는 신자들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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