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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8주기, ‘시간이 지났다고 너도 잊은 건 아니겠지…’
  • 문미정
  • 등록 2022-04-15 16: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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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8주기, 희생자들 304명의 이름이 다시 불러졌다. 


지난 1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세월호 8주기 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에서 천주교 의정부교구 상지종 신부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그 사람을 부르는 것이다.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그 사람을 기억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304분 벗들의 이름을 불렀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저 304라는 숫자로 불리워지는 세월호 희생자들이 아니라 한분 한분 그들만이 지닌 고운 이름을 마음에 새긴 것이다.


상지종 신부는 “304분의 고운 넋들이 우리 곁을 떠난 지 8년이 지났다”며 여전히 아프고 선명하지만, 누군가는 시간이 가기만을 바라고 있는 듯 싶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면서 그렇게 시간만을 먹어치우려는 사람 아닌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며, “우리는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는 결코 그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늘 이 미사를 통해서, 여러 가지 이유로 흐릿해졌던 세월호의 기억을 새롭게 선명하게 가꾼다. 여전히 아플 수밖에 없는, 아니 이 세상 마지막 날까지 아플 수밖에 없는 가족들과 함께 한다. 무엇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특별히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함께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04분의 넋들과 세월호 가족들과 하나가 되고자 우리의 기억과 다짐을 정성껏 모아 우리 스스로가 304분 중 하나가 되고 세월호 가족들 중 하나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미사에는 단원고 2학년 6반 신호성 군의 엄마 정부자 씨(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가 참석했다. 


“통증이 너무 심해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스스로 자책한다. ‘네가 투쟁심이 없어졌구나’ ‘네가 네 몸의 아픔을 느끼고 있구나’ ‘시간이 지났다고 너도 잊은 건 아니겠지…….’” 정부자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겪었던 고통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럼에도 가만히 있지 않고, 국가를 원망하며 살 수 없었던 것은 지금까지 함께 해주신 분들을 보면서 마음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몸이 아파도 움직일 것이다. 기성세대들이 물려줄 것은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 사람이 사람 대접 받는 안전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기성세대들, 우리 엄마아빠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날 미사는 천주교 서울·의정부·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한국 천주교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와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등 천주교 단체가 모여 함께 봉헌했다. 


한편, 12일 천주교 춘천교구에서는 춘천 소양로 성당에서 추모미사를 봉헌했으며 16일 유튜브채널을 통해 추모미사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13일 수원교구는 안산 대학동성당에서 추모미사가 봉헌했다. 이날 강론을 맡은 교구장대리 문희종 주교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함께 목격했던 충격적인 세월호 대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덧 8년이 되었는데 죄스러운 마음을 아직도 내려 놓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사건 초기에 보여준 무능한 사건 대처는 당시 우리 사회의 치부가 드러난 사건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경시 풍조 속에서 빠른 경제발전을 중요시하는 가운데 안전불감증이 만연했던 탓”이라면서, “이 참사로 인해 진실을 파헤쳐 달라는 희생자들의 가족들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행동들이 그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이러한 왜곡된 시선은 이제는 지워버리고 우리가, 우리 교회가 항상 함께 하고 있으니 오늘도 용기를 내어 열심히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위로를 전했다.


오는 17일 오후 3시에는 광주교구가 목포 산정동준대성전에서 세월호 추모미사를 봉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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