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법인스님)
  • 가톨릭프레스
  • 등록 2015-04-15 21:47:51
  • 수정 2015-07-16 18:42:25

기사수정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법인 스님, 불광출판사)


1978년 어느 날 새벽 광주 시외버스터미널. 18살 어린 스님에게 귤 세 개, 카스테라 한 봉지, 백원 짜리 지폐 두 장이 건네졌다. 서러운 눈빛, 갈라진 손등의 어느 어머니가 말한다. “스님, 제 아들도 스님입니다. 부디, 공부 열심히 하셔서 죄 많은 중생을 건져 주세요.”


출가한 지 30년 넘어 첫 책을 내놓은 법인 스님은 “깨달음에 머물지 말고 자비를 행하라‘는 말씀을 세상에 주고 있다. 깨달음 이후 자비 실천이 아니라 자비를 통해 깨달음을 얻으라는 말씀이다. 쉽게 들리지만 범상치 않은 말씀이다. 4장 300여 페이지로 이루어진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은 최근 나온 불교계 서적중에 돋보이는 작품이다.


정보를 찾는 시대에서 생각하는 모습을 회복하자고 스님은 초대한다. 일상의 익숙함, 낯섬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라고 안내한다. 3장 아름다운 만남은 어떻게 오는가, 4장 스님의 반성문은 이 책의 별미다. 반성하지 않는 사람에게 미래는 없다. ‘공감이 수행이다’는 스님말씀에서 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 어느 날 조계사 건너편 찻집 ‘서영보이’에서 스님을 처음 뵈었다. 내가 평소 존경하는 불자 이병두선생의 사모님이 하는 찻집이다. 올해 2월 어느 토요일 진도에서, 팽목항까지 도보 순례하는 세월호 유가족과 참여 행렬에서, 그리고 3월 팽목항에서 세월호 유가족 이호진선생과 아름양이 삼보일배하는 자리에서 다시 뵈었다. 나는 스님과 같이 몇 시간 삼보일배를 하였다. 그리고 화쟁아카데미에서 주최한 종교포럼에서 다시 뵈었다. 내 오랜 친구처럼 느껴지는 스님이다.


체험과 사유가 곁들여지고, 깨달음과 자비가 균형있게 강조되는 글이다. 가벼운 힐링에 빠지지 않고, 아는 체 하는 이야기도 없다. 쉽지만 깊이 있고, 평범하나 의미있는 말씀이 담겨 있다. ‘냉철한 통찰 없는 명상은 환각제’라는 스님의 말씀이 너무 고맙다.


진정한 종교인의 태도를 알고 생각하고 싶은 가톨릭 신자에게 이 책을 기쁘게 추천하고 싶다. 이슬람 속담처럼 진리가 어느 그릇에 담겨 있던지 진리를 마시면 된다.(김근수)


덧붙이는 글

법인 스님 : 불교신문 주필을 지내고, 2000년 해남 대흥사에서 최초의 템플스테이에 해당하는 '새벽숲길'을 열었다. 2009년부터 4년간 조계종 교육부장을 맡았고, 올해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되았다. 차의 성지 해남 일지암에 머물고 있다.

2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ojin2015-04-16 22:26:28

    참 좋은 책을 소개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 역시 신자로서 너무나 감명 깊게 읽고 지인들과 독서 후기를 나누며 공공연히 스님 책의 홍보대사가 된 듯, 그 또한 스스로 기쁩니다. 부활 선물로 본당 신부님과 보좌 신부님 은사신부님께 선물하고 최근 가장 좋은 선물을 받았노라 인사를 받았습니다. 머릿말을 읽으며 어느 대목에서는 그 누구나 목이 메여 속울음을 누르며 읽어가더라도 어느새 눈가가 뜨거워지는 감동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스님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기도문을 부러워하시는 대목에서는 참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뵙는 듯 마음은 벌써 해남 일지암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미련없이 모두 털어내고 비워낸 겨울산에서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사유해야 하는지를 물으시는데 우리의 귀와 눈, 가슴을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나누면 어느새 자비와 행복을 만나게게 됨을 일러주십니다.  '진리가 어느 그릇에 담겨 있던지 진리를 마시면 된다.' 좋은 서평에 박수를 드립니다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