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회가 25일 국제 평화단체 IPB(International Peace Bureau)의 ‘션 맥브라이드 평화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 겸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은 23일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열린 평화 컨퍼런스 시상식에서 강정마을회 대표로 평화상을 수상했다. IPB는 강정마을회가 군사기지 건설에 맞서 희생적이며 평화적인 투쟁을 벌였기 때문에 강정마을회에 평화상을 수여한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강정주민회와 평화활동가, 시민사회 단체들은 매년 여름 생명평화대행진 등을 개최하며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벌여왔다. 2015년 션 맥브라이드 평화상은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인 강정마을회와 북아프리카 난민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람페두사가 수상했다.
고 부회장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세계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면 동북아시아와 세계 평화가 우려된다”며 “앞으로의 평화활동에 더욱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시상식에 이어 레지스 트렘블레이 감독의 ‘고스트 오브 제주’가 상영되었다. 2013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제주 4·3사건의 비극 속에서 미국의 책임을 다룬 작품이며,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위험성과 이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삶을 기록한 영화이다. IPB 관계자들은 이 영화가 유럽지역에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정마을회는 현재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4억 원이 넘는 벌금이 부과돼 있다. 또한 이달에는 국방부로부터 군 관사 건립에 따른 행정집행비용 8,970만 원을 납부하라는 독촉장을 받았다.
제주 해군기지는 올 12월에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공정률은 현재 89% 이상이다. 천주교 제주교구는 해군기지가 완공됨에 따라 향후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를 통해 생명·평화 운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IPB는 197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션 맥브라이드를 기념하여, 매년 세계 각국에서 평화활동으로 인류 평화에 이바지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하여 션 맥브라이드 평화상을 수여하고 있다. IPB는 세계 각국의 완전 군축 실현과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목표로 1892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평화단체로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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