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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종단 ‘평화의 꽃길 기도회’ 열어 “저희가 평화의 도구가 되겠습니다” 최진 기자 2015-12-07 13: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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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서울 중구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5대 종단 성직자와 신도로 구성된 종교인평화연대가 ‘평화의 꽃길 기도회’를 개최했다. ⓒ 최진 기자


개신교와 불교, 성공회, 원불교, 천도교 등 5대 종단 성직자와 신도로 구성된 종교인평화연대는 5일 서울 중구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평화로운 집회로 이어지길 염원하는 ‘평화의 꽃길 기도회(이하 꽃길기도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도회는 1차 총궐기 집회 이후 논란이 된 폭력진압의 악순환을 끊고자 ‘위헌적 차벽 설치 반대와 안전한 집회 및 행진 보장’을 주제로 열렸다. 


종교인평화연대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개회식을 열고 파이낸스센터 앞으로 이동해 ‘위헌적 차벽 설치 반대와 안전한 집회 및 행진 보장’을 요구하는 연대 호소문을 발표한 뒤 종단별 기도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스님 50여 명과 중앙승가대 학인 스님 100여 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원불교인권위원회, 천도교청년회,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소속 인사 등 10여 개 단체 5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천주교는 이번 연대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종교인평화연대는 호소문을 통해 정부에 위헌적 차벽 설치 중단과 헌법이 보장하는 안전한 집회 및 행진의 자유 보장, 경찰의 폭력진압 중단, 백남기 선생에 대한 폭력진압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다툼과 분열, 갈등의 논리는 이제 지양돼야 한다”며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를 존중할 때 우리 사회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종교인들이 평화의 도구가 되겠다. 자비심으로 평화의 씨앗을 심는 오늘 우리의 호소와 작은 몸짓이 사회 갈등을 녹여 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날 종교인평화연대는 호소문을 통해 “우리 종교인들이 평화의 도구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 최진 기자


또한 “집회는 다른 사람에게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것인데 차벽을 설치하는 순간 사람들은 고립되고 목소리는 전달할 수 없게 된다”며 “실질적 위협이 없는데도 미리 차벽을 설치하는 것은 정당한 집회의 자유를 크게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주공화국의 정부는 주권자인 시민의 목소리를 언제나 귀담아 듣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그럼에도 사실상 허가제로 운용되는 지금의 모습은 지양돼야 한다. 집회 및 결사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주요한 시민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도회에 참석한 태고종 진화 스님은 “많은 국민들이 일용직, 비정규직으로 채용돼 고통 받는 상황에 종교인들이 침묵할 순 없는 노릇이다. 평화집회에서 약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조계종 지인 스님은 “갈등은 물대포나 차벽이 아닌 소통과 경청으로 해결된다. 종교인들의 호소가 상호 경청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화쟁위원회 정웅기 대변인은 “처음에는 정부가 평화 집회 보장에 대한 뚜렷한 답을 주지 않았으나 오늘 차벽을 설치하지 않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갈등의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가 여러 가지 이슈들보다 더 중요한 가치이며, 평화로운 집회라는 큰 흐름을 어떻게 안착시킬 것인지가 앞으로의 과제다”라고 밝혔다.


대한성공회 교무원장 유시경 신부는 “선진국에서 마땅히 보장돼야 할 표현의 자유가 우리 사회에서는 차벽 설치라는 왜곡된 상태로 억압 통제됐다. 이번 집회는 국민의 여론을 정부가 수용한 것으로 생각하며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선진국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도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 이채은 씨를 선두로 서울광장 주변을 돌며 ‘걷기 명상’을 진행했다. 종교인들은 예수의 탄생을 기다리며 정화와 속죄의 기간을 나타내는 보라색 스카프와 꽃길을 상징하는 거베라(국화과의 꽃)와 연등을 들고 행진했다. 이후 불교계 참석자들은 백 선생이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을 찾아 가족들을 위로하고 쾌유를 비는 기도를 올렸으며 성공회와 개신교 참석자들은 민중총궐기 집회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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