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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시민사회, “특조위 강제해산에 맞서 힘 모으겠다” 각계 대표들, 세월호 공동선언 발표 최진 2016-06-29 10: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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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세월호 특조위 강제해산에 대응하는 각계 선언대회가 열렸다. (사진출처=416연대)



종교·시민사회 각계 대표들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공동선언을 통해 정부의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강제해산에 대응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시민사회가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각계 대표들은 현 정부가 특별법을 통해 보장된 특조위 조사 기간을 훔치고 마땅히 지급해야 할 예산을 내놓지 않는 등 독립적인 국가기구를 상대로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조위 활동을 지키기 위해 사회 각계가 힘을 모아 단호한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발표한 공동선언문을 통해 특조위 조사 기간 보장과 세월호 인양과정 공개, 특조위 독립성 보장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공동선언에는 문규현 신부, 명진 스님, 이해동 목사, 권영국 변호사, 김조광수 영화감독,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송경동 시인, 김중배 언론광장 공동대표, 박근용·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정강자 참여연대 대표,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등 각계 주요인사가 참석했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이다.



<특조위 강제해산에 대응하는 각계 선언대회 선언문>


특조위 강제 해산 저지! 세월호 특별법 개정! 세월호 온전한 인양! 각계 공동선언 


정부가 국민의 권리를 도둑질하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이 보장한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기간을 훔치려 들고 있다. ‘위원회가 구성을 마친 날’로부터 1년 6개월의 조사기간을 보장하는 특별법에 따르면 특조위 조사기간은 내년 2월까지다. 그러나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특조위 활동기간을 6월말까지로 언급하며 예산 운운한 후 정부는 본격적인 해산 절차를 시작했다. 6월 30일 종료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마땅히 지급되어야 할 특조위 예산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독립적인 국가기구를 상대로 한 정부의 월권행위는 도를 넘었다. 


정부의 진상규명 방해는 처음이 아니다. 작년 10월 특조위가 청와대 조사개시를 결정하자, 새누리당 추천 특조위원들은 사퇴를 선언하고,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특조위 해체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모든 일이 정부에 의해 음모된 것임이 당시 입수된 해수부의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방안’을 통해 드러났다. 얼마 전에는 청와대를 조사하지 않으면 조사기간을 보장하겠다는 새누리당의 거래 시도까지 있었다니 점입가경이다. 여당 국회의원들까지 꼭두각시 삼아 특조위 조사활동을 방해하려는 집요한 시도가 말해주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감추는 자 범인이다. 


어제 특조위는 세월호 화물에 관한 진상규명 조사보고서를 채택했다. 세월호에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철근이 실려 있었고 안개 짙은 밤바다로 유일하게 출항한 이유가 그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집요한 ‘유병언몰이’로 감추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점점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밝혀져야 할 것은 더욱 많다. 정부가 훔치려는 8개월의 조사기간은 특조위가 특별법으로부터 합당하게 부여받은 활동기간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누려야 할 진실에 대한 권리다. 


한편, 정부의 세월호 인양 의지는 점점 의문에 휩싸이고 있다. 인양이 시작되기 전부터 정부는 신뢰를 무너뜨려왔다. 참사 초기부터 기술 검토를 의뢰하였으나 수색 종료 후로도 결과를 숨겨 왔다. 미수습자 가족들의 타들어가는 마음은 아랑곳없이 시간을 끌고 예산 운운하며 인양 불가를 선동했다. 인양이 시작된 후로도 일정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유가족에게조차 인양 상황을 공개하지 않은 채 바람 탓만 하고 있다. 결국 선체 일부가 훼손되기도 했다. 이대로 지켜볼 수만은 없다. 


진상 규명은 성역 없이 그침 없이 훼손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미수습자 수습과 세월호 선체 정밀조사를 위한 온전한 세월호 인양도 모두 국민의 권리다. 세월호 참사를 지우고 세월호 특별법을 휴지조각으로 만들려는 정부에 맞서, 침해되어서도 안 되고 양도할 수도 없는 우리의 권리에 따라,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는 특조위 강제해산 시도를 중단하고 조사활동을 위한 기간을 보장하고 예산을 지급하라. 

하나. 정부는 기상 핑계 그만 대고 조속하고 온전한 세월호 인양 위한 과정과 계획을 모두 공개하라. 

하나. 청와대는 성역을 지키려는 아집과 술수를 그만두고 특조위 독립성 보장을 결단하라. 

하나. 국회는 정부의 자의적 법 해석과 월권행위 근절을 위해 조속히 특별법을 개정하라. 

하나. 특조위는 강제해산 전면거부를 스스로 천명한 대로 국민을 믿고 물러섬 없이 조사활동을 지속하라. 


세월호 유가족이 정부청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이튿날, 경찰은 집회신고물품이 아니라는 억지를 부리며 농성장을 침탈해 노란리본을 빼앗아갔다. 경찰뿐만 아니라 정부의 치졸하고 비열한 행위를 보며 우리는 더욱 분명하게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가슴에 달린 노란리본은 생명이고 진실이고 안전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참사가 거듭되는 이유는,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는 일을 정부가 회피하고 방해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루고 희생자들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길이다. 


국민의 힘으로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었듯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특조위를 지킬 것이다. 진실을 가로채려는 세력에 엄중히 경고하며, 끝까지 잊지 않겠다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약속을 되새기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우리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이 우리를 지키는 길임을 기억하며 2년 전 특별법 제정을 위해 힘을 모았던 것처럼 다시 각계의 힘을 모을 것이다. 

하나. 우리는 정부와 여당의 특조위 강제해산 시도, 진상규명 방해를 중단시키기 위한 각계 입장을 밝혀갈 것이다. 

하나. 우리는 미수습자 수습을 염원하는 간절한 기도와 함께, 온전하고 조속한 세월호 인양 계획 공개를 촉구하는 단호한 행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하나. 우리는 20대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조속히 특별법 개정에 나설 수 있도록 각계 각지에서 특별법 개정 촉구 행동을 펼칠 것이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기 위해 맞잡은 손을 놓지 않으며, 진실과 안전에 이르는 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6년 6월 28일

각계 긴급회의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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