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과 경전학을 공부하면서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을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떤 나라도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종교가 있지 않다.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 통계만 대강 훑어봐도 마음 뿌듯(?)하다. 2011년 종교통계를 보면 국가에 등록된 불교종단이 137개, 개신교파가 118개, 천주교 1개, 유교 1개, 천도교 1개, 원불교 1개, 이슬람 1개, 그 외 20여개 종교가 있다.
미등록 통계까지 합하면 불교가 총 265개 종파, 개신교가 총 232개 교파 그리고 천주교, 유교, 천도교, 원불교, 이슬람 외에 64개 종교가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종교의 수는 총 566개이고, 전문 종교인이 232,811명이며, 교당 수는 총 109,668개소이다. 승(僧)이 46,905명, 목사가 140,483명, 신부 15,918명, 전교 235명 등이다. 전문종교인이 교당 수의 평균 2배이다.
여기에 재미있는 통계가 하나 더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종교인에 속하지 않은 종교인이 있다. 무당 또는 무속인이다. 무속인은 종교인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한국표준직업분류표에 의하면 ‘서비스 종사자’로 분류되어있다. 분류코드 ‘42902’로 <민속신앙 종사원>이라는 직업명을 갖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의 숫자가 대략 30만(10만~40만) 명이라는 것이다.
무속인 단체로 ‘대한경신연합회’, ‘한국무속협회’, ‘한국무속인총연합회’, ‘한국무속인협회’, ‘한국민속문화예술원’, ‘한국설화신화토속문화진흥협회’, ‘한국민속문화경신협회’, ‘한국무신교총연합회’ 그리고 최근에 결성된 ‘산신각무속연대’ 등 수많은 단체가 있다. 이들 각 단체에 최소 15,000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는 것을 보면, 무속인 수는 대략 30만 명 정도가 된다.
이들 무속 단체는 종교법인이 아니라 사단법인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무교(巫敎)라는 정식 종교로 등록되기를 원한다. 그렇게 되면 현재 모든 전문종교인의 수를 다 합한 것보다 많은 무교인이 등장하게 되며, 무속인은 자신의 거처가 곧 교당이기 때문에 교당 수도 그만큼이 되어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기존 종교들에겐 소행성 충돌과 같은 심각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여, 의문을 갖는다. 종교 수와 사회변화가 무슨 상관관계일까? 전문종교인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사회는 정의로워지는가? 가난한자와 약자의 억울함과 아픔이 감소하는가? 대형 교회나 사찰에서 예배하는 것과 대형마트에 들러 쇼핑하는 것과 같은 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대기업이나 대형종교단체의 세습이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왜 세금은 내지 않는 걸까?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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