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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 영화로 보는 세상 : 사이비 – 종교와 자본의 은밀한 동거 영화 '사이비' 이정배 2016-08-18 11: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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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종교사를 거슬러 더듬어 보면, 어느 때나 사이비가 항상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어느 과격한 종교학자는 모든 종교는 사이비라고 한다. 종교 간의 투쟁에서 살아남은 종교는 정통이 되는 것이고 패배한 자는 이단(異端)이 되는 것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결국 현재의 기성종교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종교 판에서 우성(優性)으로 살아남은 것들로 볼 수도 있다.


신흥종교가 기성종교와 견주려면 분명한 차별성을 지녀야 한다. 기성종교에 대한 대대적인 비판과 신흥종교 이론의 탁월한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론 강화를 위한 가장 효율적이며 강력한 요소가 자본이다. 반대로 기성종교의 치명적인 약점이 자본인 셈이다. 종교인들만 모르는 속설이 있다. ‘집안에 종교달력 걸어두면 돈이 나가고, 은행달력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


모든 종교들이 겉으로 청빈한 삶과 자발적인 가난한 삶 그리고 물질에 마음 두지 않는 초탈한 삶을 표방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건물유지 보수, 인건비 지급, 각종 활동을 위해서는 돈이 있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다. 본능적으로 가진 자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 자본주의 환경 아래서는 존재하기 위해 숨 쉬는 것조차 비용이 지불되기 때문이다.


영화 ≪사이비, The Fake≫(2013)는 적나라하게 자본주의에 물든 종교의 내면을 분해하고 있다. 기독교를 주 모델로 삼았지만, 여타 종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본주의 이념을 어떻게 인간의 영혼에게까지 파급시킬 수 있는 지를 신랄하게 보여준다. 종교라는 생명체가 어떻게 무섭게 확대 재생산되며 상황이 변하면 빠르게 자신의 이론을 변환시킬 수 있는 지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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