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법원이 ‘집회 시 헌법재판소 100m 앞까지 행진을 허용’한 가운데, 다음날 17일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8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는 헌재에 탄핵 결정을 강하게 촉구하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사퇴를 함께 외쳤다.
이날은 특히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를 비롯해 보수단체들의 ‘탄핵 무효’ 맞불집회도 거세졌다. 이들은 오전 11시 서울 안국역과 종로 일대에서 촛불 대신 태극기, 장미꽃 등을 들고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을 전하자며,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 근처까지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했다. 이날 맞불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50만명, 경찰 추산 3만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오전 10시 종로 탑골공원 근처에서 탄핵 무효 서명을 받으며 본격적인 ‘탄핵 무효’ 움직임을 시작했다.
낮 12시 탑골공원 옆 삼일대로는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지난 4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 종각 역 일대를 취재 했지만, 이 같은 대규모 조직적 맞불집회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모이고 움직임이 활발해 지기 시작하자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큰 소리로 ‘우향우!’, ‘질서! 질서! 질서!’를 외치며, 참가자들을 통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통제에 따라 질서 정연하게 대열을 정리했고 일제히 한 방향으로 나아갔다.
광화문 광장의 촛불집회에도 참가자들의 안전과 통행로 확보를 위해, 곳곳에 봉사자들이 서 있다. 그러나 봉사자들은 주로 통행로나 화장실을 안내할 뿐이며 집회 참가자들은 누군가의 지시 없이 ‘자율적’으로 광장 곳곳에 자리를 잡는다.
지난 달 19일, < 미디어 몽구 >는 오후 1시를 전후해 서울역 구 역사 앞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노인들에게 돈을 나눠 주는 모습을 포착했다. 돈을 받은 이들은 서울역 광장으로 이동해 이날 오후 1시 전후로 모여들기 시작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80여개 보수단체들이 주최한 ‘맞불 집회’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 미디어 몽구 >가 포착한 모습과 “우향우! 질서, 질서!”를 외치는 지휘대. 어쩌면 이들은 철저히 ‘돈’과 ‘통제’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