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2일 발표한 ‘2017년 살림살이 전망’ 인식조사에 따르면 올해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이 42%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민생경제가 ‘보다 더 좋아질 것’으로 응답한 11%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국민이 올해 자국의 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은 “낙관적인 경제전망이 11%에 그친 것은 지난 38년간 조사 중 최저치”라며 “민생경제에 대한 비관론은 1998년 IMF 외환위기(44%)와 2009년 세계금융위기(44%)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38년간 조사한 한국인의 살림살이 전망 추이를 보면, 1980년대는 낙관론이 50%를 웃돌았고 1990년대에 들어서도 낙관론이 비관론보다 우세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서면서 낙관론과 비관론의 격차가 줄고 ‘내년도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졌다.
올해 국가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국민의 66%가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답했고, 4%만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8%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전년도와 비교할 때 국가 경제를 비관하는 비율은 32% 포인트 증가했다.
비관적인 견해가 늘어난 것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국정과 민생 경제를 돌보기보다 사적인 이익을 챙기고 있었다는 의혹에 국민적 실망과 우려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은 “작년까지는 낙관과 비관의 격차가 줄면서 ‘내년도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다시 비관론이 크게 늘었다”라며 “이는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미국 금리 인상 등 대내외 환경이 작용했겠지만, 국정농단 파문에서 비롯된 정치적 불안과 대통령 리더십 부재의 확인으로 향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해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반면 전 세계 6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인의 살림살이 전망’ 여론조사에서는 낙관이 52%, 비관이 15%로 낙관론이 비관론을 크게 앞섰다. 내년 자국 경제에 대해 가장 비관적인 나라는 한국이 차지했다. 이어 홍콩(64%), 우크라이나(62%) 순으로 자국의 경제전망을 비관했다.
평균적으로 ‘세계인이 본인 삶에 대한 평가’에서 ‘행복하다’는 응답은 68%, ‘행복하지 않다’는 9%가 나왔다. 한국은 ‘행복하다’는 응답이 49%, ‘행복하지 않다’가 9%, ‘어느 쪽도 아니다’라는 응답이 42%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해 11월 4일부터 25일까지 전국(제주 제외)의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2.5%포인트로 95% 신뢰수준을 나타내며 응답률은 3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