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 AP >의 2월 5일, 7일, 12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5일 기사 / 7일 기사 / 12일 기사 - 편집자주
교황청은 칠레 가톨릭교회의 성직자 성범죄 ‘카라디마 사건’ 재조사를 위해 찰스 시클루나 몰타 대주교를 파견했다. < AP >에 따르면, 현재 칠레에서는 해당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주교에 대해 임명을 반대하는 평신도 모임이 있고 시클루나 대주교는 이 모임 관계자들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칠레를 순방했을 당시 해당 모임 평신도들은 칠레 주교회의 측 순방 조직위의 거부로 교황과 면담하지 못 한 바 있다.(관련기사)
주 칠레 교황청 대사관은 21일에 면담 일정을 잡고, 평신도 모임 측에 시클루나 대주교와 직접 만날 5명의 대표를 선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3년 간 성직자들뿐만 아니라 평신도들과의 모든 대화 시도를 저지해온 것은 교황청 대사였다.
주 칠레 교황청 대사는 면담 이전에 시클루나 대주교에게 언급하려는 내용에 대한 자료를 자신에게 미리 보내줄 것을 요구했으나 평신도 모임 대변인인 후안 카를로스 크루즈는 이 요청에 우려를 표했다. 지금까지 해당 교황청 대사가 바로스 주교에 대한 진정을 받지 않거나 응답하지 않았던 일을 비판하며 “지난 3년 간 성직자들뿐만 아니라 평신도들과의 모든 대화 시도를 저지해온 것은 교황청 대사였다”고 강조했다. 평신도 모임 대변인은 시클루나 대주교에게 직접 관련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 AP >에 밝혔다.
< AP >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카라디마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의 서한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미성년자보호위원회(이하 미보위) 위원들은 2015년 4월 칠레 오소르노 교구 바로스 주교에 대한 편지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 로마에 방문했다고 증언했다. 이 편지는 카라디마 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인 후안 카를로스 크루즈가 작성한 것으로, 편지에는 피해 사실에 대한 구체적 묘사 뿐만 아니라 바로스를 비롯한 다른 성직자들이 이를 목격했으나 전혀 제지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이 편지가, 성직자 성범죄에 관해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진 션 오말리 추기경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되었음에도 교황이 칠레-페루 순방 귀환 기자회견에서 ‘(카라디마 사건에 대해) 피해자들이 찾아오지 않았다’고 말한 점이다. 전 미보위 위원 마리 콜린스는 오말리 추기경이 편지를 전달할 것이며 그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으며 “오말리 추기경이 미보위 위원들에게 일이 처리되었다고 확인해주었다”고 증언했다.
현재 미국 필라델피아에 거주하고 있는 피해자 크루즈 역시 오말리 추기경의 연락을 받고 편지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직접 전달되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크루즈는 해당 편지를 < AP >에 공개하고, 콜린스 전 위원 역시 편지를 건넬 당시 사진을 공개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에 대해 < America > 편집장 제임스 마틴 신부는 “그저 교황께서 그 편지를 읽으셨는지, 읽었다는 사실을 잊은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하며 “(만약 읽었다면) 어떻게 이런 일을 잊을 수 있을까?”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바로스 주교 사건의 핵심에는 이러한 성범죄를 은폐한 주교들에 대한 소명 의무의 문제가 있다.
전 미성년자보호위원회 위원인 마리 콜린스 역시 트위터를 통해 자신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실제로 편지를 읽었는지 아닌지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편지를 전해준) 오말리 추기경과 그의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국 가톨릭 신문 < The Tablet >의 크리스토퍼 램 로마 특파원은 “바로스 주교 사건의 핵심에는 이러한 성범죄를 은폐한 주교들에 대한 소명 의무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범죄를 은폐한 주교들을 면직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관련기사)
현재까지 교황청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당분간 시클루나 대주교의 조사 과정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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