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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우리는 혼자일 때 두려움의 희생양이 된다” 평신도 공동체 산테지디오(Sant’Egidio) 설립 50주년 기념 방문 끌로셰 2018-03-13 1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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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HOLY SEE PRESS OFFICE >의 3월 11일자 보도자료를 번역한 것입니다. - 편집자주


▲ (사진출처=Sant’Egidio)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신도 공동체 산테지디오(Sant’Egidio) 설립 50주년을 맞아 공동체를 방문해 격려의 말을 전했다. 


산테지디오 공동체는 가톨릭교회에서 공식으로 인정한 평신도 비영리단체로, 노숙자와 빈민들을 위한 임시 거처를 제공하고 에이즈(AIDS)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를 마련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돕는 봉사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또 이러한 지역 봉사뿐만 아니라, 사형제 폐지 운동을 전개하거나 국제적으로 갈등을 겪는 당사자들 간의 중재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1990년 모잠비크 내전 당시 산테지디오 공동체는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여 1992년 평화 협정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또, 1986년부터 지금까지 종교간 대화를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산테지디오 방문 연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방문 당시 공동체의 카리스마를 ‘기도, 가난한 자, 평화’라고 했던 것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그러면서 마태오 복음의 달란트 비유를 들어 “여러분의 나이가 몇이든 여러분에게도 적어도 하나의 달란트가 주어졌다”고 말하며 “이 달란트에 공동체의 카리스마가 새겨져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달란트의 비유에서 자기 달란트를 땅에 묻어둔 종에 대해 “이 종은 두려움의 조언을 따랐기 때문에 자기가 받은 달란트를 미래에 투자할 수 없었다”고 경고했다.


우리 시대 역시 세계화를 맞이하며 큰 두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종종 두려움은 외국인, 우리와 다른 이들, 가난한 이들에게 집중된다. 마치 이들이 원수인 것처럼 말이다.


교황은 오늘날 세상 역시 두려움과 분노가 점령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두려움이란 오래된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려움은 자기가 받은 선물을 숨기는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란트를 미래에 투자하지도, 남들과 나누지도 않은 채 자기 자신을 위해 간직하기만 한다. 결국 우리는 혼자일 때, 두려움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얼마나 많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라, 세상의 미래가 불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극에도 “주님의 말씀은 어둠 속 빛이며 평화에 대한 희망을 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악마의 힘 앞에서도 두렵지 않을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처럼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가 미래를 볼 수 있게 비춰주는 등불”이라고 강조하며 “이 빛을 통해 우리는 시대의 징표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화 된 세상 속에서 ‘연대의 세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구촌의 미래는 함께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이상을 위해서는 다리를 짓고, 언제나 대화의 문을 열어두며 다른 사람들과 계속해서 만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다른 사람을 바라볼 때 필요한 자비의 눈을 얻어 평화의 일꾼과 자비의 예언자로 변모함으로써 모두가 자기 마음을 변화시키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도인은 모든 이의 형제자매이며, 특히 그 중에서도 가난한 이의 형제자매다. 자기 손을 씻어내 ‘나는 이것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산테지디오 공동체에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달라고 격려하며 “전쟁과 기근 해결을 위해 필요한 인도적 지원 통로를 계속해서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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