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그대로 제게 이루어 지소서’
자신을 온전히 비운 자리에 하느님의 뜻으로 채운 삶을 살아오신 성모 마리아님,
땅거미가 어둠으로 짙게 깔릴수록 당신께 바친 장미화관이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성모의 밤, 십자가에서 내려져 숨을 거두신 아들 예수님을 당신 품에 안으셨던 성금요일의 그 밤을 떠올립니다.
슬픔과 괴로움을 이겨낸 어머니의 눈부신 미소를 눈물겨이 바라보며 환희와 고통, 빛과 영광의 신비를 영원히 기리나이다.
크고 화려한 것보다 작고 안쓰러움을 사랑하시는 어머니, 사랑받지 못한 소외된 이웃들과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 고통 속에 시달리며 병을 앓고 있는 이웃들에게 밝은 희망의 물줄기를 내려주시어 당신의 부드러운 손길로 일으켜 세워주소서.
인류의 어지신 어머니, 조국의 앞날을 위하여 특별히 기도드립니다.
갈라져 사는 우리 겨레의 아픔을 보듬어주시어 남북의 일치와 단결로 악의 세력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도와주시고 한반도의 안전한 평화와 함께 평화 통일을 이룩하게 하소서.
티 없이 청빈한 어머니, 적게 가질수록 더욱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 적게 가진 그것마저도 다 버리고 떠나야 할 우리이기에 생존을 위한 소유의 갈등에서 벗어나 우리들 빈 가슴에 영적인 축복만이 참된 삶의 의미임을 깨닫게 하소서.
더 넓게 더 높게 사랑 깊은 겸손으로 감싸주시는 어머니, 선하지도 않고 사랑이 넘치지도 않으며 겸손하게 자신을 낮출 줄도 모르는 저희를 용서하시어 어머니의 넓고 포근한 가슴으로 부끄러운 당신의 자녀들을 가련히 보호하사 새로이 당신 품에 안아주소서.
오늘 밤 우리는 모든 죄를 씻고 어머니의 품안에서 새로이 태어나는 자녀가 되어 한 올 한 올 꽃무리 엮은 정성된 장미화관과 간절한 염원이 담긴 묵주기도를 통해 당신께 봉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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