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독립선언서 발표 100주년을 기념해 개신교·불교·유교·천도교·천주교 5대 종단 신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3.1운동백주년종교개혁연대(공동대표 김합섭·박광서·이정배, 이하 종교개혁연대)는 2019년도 한반도의 자주와 독립을 위해 종교계가 어떤 보탬이 될 것인지 ‘2019년 한반도 독립선언서’를 발표했다.
2019년 한반도 독립선언서는 선언서 말미에 3개의 공약을 실어 3.1 독립선언서(기미독립선언서)와 그 형태를 같이 했다. 뿐만 아니라 3명의 여성 대표(김춘성 천도교, 옥복연 불교, 이은선 개신교)가 선언서를 낭독하면서 ‘탈성별’, ‘탈성직’, ‘탈분단’을 외친 종교개혁연대의 정신을 구현했다.
1919년 3월 대한의 민중은 남녀노소, 원근각처와 직업과 신분을 불문하고 분연히 일어섰다.
종교개혁연대는, 성·세대·종교 등으로 인한 대한민국의 내부적 갈등, 남북 분단과 같은 민족 갈등과 더불어 신자유주의와 같이 끝없는 물욕을 조장하는 국제 질서를 타파하기 위해 “백 년 전 이 땅의 종교 지도자들이 서로 화합하며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분연히 일어섰던 것처럼, 우리도 다시 일어서고자 한다”고 한반도 전체의 화해와 평화를 향한 의지를 밝혔다.
2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번 발표는 일반 신자들이 개혁의 중심이 된다는 점이 돋보였다. 종교개혁연대는 “종교와 국가와 직업과 학식과 신체의 건강 여부도 바로 이 인간다운 삶과 관련해서만 의미가 있다”면서 “오늘 현실의 종교적 삶을 위해서 각 종교가 두고 있는 성직제도는 직분의 의미로 이해되어야 하며, 많은 종교 부패의 원인이 되는 성직의 타락과 오용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종교개혁연대는 부의 불공정한 분배를 지적하며 “이 땅에 몸으로 사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공평하게 자신의 땀의 대가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불의와 탐욕에 가담해 왔던 시간들을 반성하며, 이제부터라도 우리 신앙이 참으로 구체적이며, 실질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몸의 필요물들을 함께 나누고, 생산하고, 창조하는 일에 같이 할 것을 선언한다.
특히 종교인이면서도 일반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이기주의, 연고주의, 패거리주의와 국가주의, 인간중심적인 반생태적 삶을 살아왔다”며 “물질적 성취만을 강조하며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들의 자유와 자발성을 억누르고 죽여 온 것을 반성한다”고 고백했다.
종교개혁연대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선하고 귀하며, 모든 사람들은 어떤 처지에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며 “몸에 대한 어떠한 속박과 폭력도 용납되어서는 안 되고, 우리 몸의 안녕과 건강과 생명감과 창조력이 보호받고 배려” 받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민족의 안녕이 바로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하며 “세계 평화와 인류 개조가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이 시대 종교인들의 참된 믿음이며 신념이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우리시대 독립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이들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3.1운동 전후 각 종교의 모습을 망라한 책 『3.1운동 백주년과 한국 종교개혁』(박병기 외 9인)을 출간했다.
천주교 관련 논문으로는 조선의 천주교 유입 역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신자들의 활동상을 발굴한 최우혁 박사의 논문(「여성의 관점에서 성찰한 조선 천주교회의 신앙과 3.1 독립운동」)과 프랑스 주교들의 영향 하에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한국 천주교의 3.1운동 참여를 다룬 우리신학연구소 경동현 연구실장의 논문(「한국천주교회와 3.1운동 : 공론장 논의를 중심으로」)이 실렸다.
이날 선언서 낭독 이후 추후 계획에 대해 이정배 공동대표는 ▲종교별 독립선언서 실현 위한 서명운동 전개 ▲3.1운동 백주년과 한국 종교개혁 시민강좌 개설 ▲4월 27일 남북 판문점선언 1주년 DMZ ‘평화의 소풍’ ▲종교인 공동 수련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3·1운동백주년종교개혁연대는 2017년 원효 탄생 1400주년과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발족된 단체로 앞서 2017년 말에 종교개혁 선언서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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