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제주교구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제주 출신의 여성 독립운동가 최정숙 선생(세례명 베아트리체)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동텃져 혼저글라-최정숙’(날이 밝았다 어서 가자-최정숙)을 상연한다.
제주교구 산하 3·1운동 100주년 기념위원회가 주관한 이 뮤지컬은 현미혜 작가의 소설 ‘샛별의 노래’를 각색한 것으로, 제주 출신이면서도 다른 독립운동가들에 비해 조명을 받지 못한 여성 독립운동가 최정숙 선생을 널리 알리는데 그 의의가 있다.
최정숙 선생은 경성여자의과전문학교 출신 의사, 신성여중·여고 교장,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부지사장, 초대 제주도 교육감을 역임하는 등 대한민국의 독립사에서 의료와 교육 분야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1902년생인 최정숙 선생은 서울에서 공부하던 10대 시절 3·1운동에 참여했다가 붙잡혀 남산에 끌려가 고초를 겪고, 독립운동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일이 있었다.
서울에서 공부를 마치고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최정숙 선생은 이후 제주도에서 대한독립을 위해 의료 및 교육 사업에 힘썼다. 특히 남녀공학 명신학교뿐 아니라, 여성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1922년 여성교육기관 여수원, 이후 신성여중 재개교와 신성여고 설립을 이끌었다.
1943년에는 의사 면허를 취득, 제주에서 의원을 열어 가난한 환자들을 주로 돌보았다. 6.25 전쟁 당시에는 서울 소신학교, 대신학교 및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를 비롯해 제주로 피난을 온 사람들을 보살폈고 제주 최초의 재속 프란치스코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신앙을 실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독립과 계몽을 위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최정숙 선생을 비롯한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공식 기록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지난해 열린 제2회 최정숙 학술 세미나에 참석한 천주교제주교구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당시 가톨릭교회는 민족이 처한 현실 문제보다 영혼의 구령만을 내세웠고, 사회 영성이 부재하던 시대였다”며 “교회 역사의 공식 기록에는 남아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상당수 여성이 독립운동에 주도적으로 동참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주교는 “그 가운데 행적을 구체적으로 찾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가톨릭 여성이 최정숙”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는 6월 3일부터 5일까지 오후 3시와 7시 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상연하는 ‘동텃져 혼저글라-최정숙’ 뮤지컬은 무료공연이며 관람 문의는 064-729-9500(천주교제주교구청)으로 하면 된다.
-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