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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교회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여관이 되어야” 사회적 조건을 막론하고 병자들 도와야 한다 강조 끌로셰 2020-01-07 15: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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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2월 11일 맞이하는 제28차 세계 병자의 날(World Day of the Sick) 담화문을 공개했다. 교황은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를 본받아 사회 안에서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의 짐을 덜어주고 위로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는 예수의 말이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핍박받고 고통 받는 인류와 연대하고 있음을 표현한다”면서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 그분의 눈앞에는 단순한 사람, 가난한 사람, 병자와 죄인들, 즉 율법과 억압적인 사회체계에 의해 배제당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예수께서는 이렇게 상처 입은 인류를 바라보신다며 “이는 무관심하게 잠깐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라 오래 머무르며 인간 전체를, 어느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모든 인간을 환대하는 눈빛”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께서 이러한 감정을 자아내는 것은, 그분이 스스로 약자가 되시어 인간의 고통을 체험하고 하느님 아버지의 위로를 받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점에서 직접 경험을 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Vatican)


불치병을 비롯한 여러 질병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고통을 바라보며 “때로 인간성이 상실되었다고 느껴질 때는 전인적인 치유를 위해 그저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돌봄’으로써 병자에 대한 접근법을 개별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사람이 병들면, 신체의 온전함이 망가졌다고 느낄 뿐 아니라 자신의 관계, 지성, 감성과 영성의 측면도 망가졌다고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병자들에게는) 치료법과 더불어, 지지와 독려, 관심 등 한 마디로 사랑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상황 속에서 “여러분을 위로해줄 공간이 필요하다”며 “교회는 언제나 그리스도라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여관(루카 10,34), 즉 가족과 같은 관계, 환대와 위로를 통해 표현되는 사마리아인의 자비를 찾을 수 있는 집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 종사자들이 병자들을 향해 이 같은 위로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아픈 사람에게 행해지는 모든 진료, 예방, 치료, 연구와 재활에서 ‘아픈’이라는 형용사보다는 ‘사람’이라는 명사가 항상 우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명은 탄생부터 죽음까지 환대받고, 보호받고, 존중을 받고 섬김을 받아야 한다”면서 “이는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이성의 요구”라고 말했다.


특히 전쟁이나 내전에서 의료 시설이 공격의 대상이 되는 일을 안타까워하면서 “고통 받는 사회 구성원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공격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지막으로 빈곤으로 인해 이러한 보건의료 체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전 세계 보건 당국과 정부가 경제적 측면을 위해 사회적 정의를 무시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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