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 Vatican News >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이탈리아 가톨릭 사제 최소 3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망한 사제들은 대부분 70세 이상의 고령이다. 

23일에 코로나19로 사망한 파우스토 레스미니(Fausto Resmini, 67세) 사제(베르가모 교구 소속)는 베르가모 기차역에 머물고 있는 노숙인들에게 음식을 전해주는 일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출처=Vatican)

프란치스코 교황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전 세계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위해 오는 25일 정오(한국 시간으로 25일 오후 8시)에 전 세계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동시에 주님의 기도를 함께 봉헌하자고 제안했다. 이날은 가톨릭 전례력으로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로서 가톨릭 신자들은 이날을 ‘말씀이 사람이 되실 것이라 성모 마리아에게 예고된 날’로 기념한다. 

교황은 또, 한국 시간으로 오는 28일 새벽 2시에 성 베드로 대성당 야외 제단에서 기도를 할 것이라며 “매체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영적으로 이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이날 전례 후에는 전 세계에 내리는 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⑴로 사람들이 전대사⑵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이러스 전염병의 대유행에 맞서 우리는 기도와 연민, 자애로움의 보편성으로 대응하고자 한다”면서 “우리의 친밀함을 외롭고 소외된 이들에게 전하자. 우리의 관심을 의료진과 보건 종사자, 자원봉사자들, 우리의 선익을 위해 엄격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당국자들에게 전하자”고 밝혔다. 

▲ (사진출처=RTÉ)

한편, 이탈리아는 코로나19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확진자를 치료해야 할 의료진마저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탈리아 국립보건원(Istituto Superiore di Sanità, ISS)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인이 4,824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감염자 수의 8%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탈리아 일간지 < La Stampa >는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이탈리아 의료인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중국 의료인의 2배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전국의사연합(FNOMCeO)은 코로나19 퇴치 전선에 뛰어들었다가 사망한 24명의 의사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을 추모했다. 이 의사들은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1940-50년대 생이었다. 

이렇듯 코로나19를 치료해야 할 의료 인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자 쿠바에서 의료인력 지원을 해오기도 했다. 

22일 < Reuters >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심각한 롬바르디아주의 요청으로 52명의 쿠바 의사들이 파견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쿠바 의사들은 아이티의 콜레라와 2010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사태 해결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한 의사는 “두렵지만 우리가 수행해야 할 혁명적 과제가 있다”며 “두렵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슈퍼영웅이지만, 우리는 슈퍼영웅이 아닌 혁명의 의사들”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지난 22일 전국 봉쇄와 더불어 “증빙된 직업적 이유, 절대적인 긴급상황, 건강 이유”를 제외하고는 대중교통 및 자가 교통수단 이용을 금지하여 도보 이동만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탈리아 주세페 콘티 총리는 지난 21일 공식 연설에서 다음달 3일까지 “우리에게 필수적인 재화와 서비스를 보장하는데 필요하지 않은 모든 생산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콘티 총리는 약국, 생필품점, 우체국,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제활동을 중단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국가의 생산 동력의 속도를 잠시 늦추는 것이지 멈추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는 23일(현지시간) 총 확진자 63,927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6,077명으로 19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 사망자가 매일 평균 600명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국립보건원의 23일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자의 절대 다수는 60-90대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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⑴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 : 라틴어로 ‘로마 도시와 전 세계에’라는 뜻으로, 특히 교황이 라틴어로 행하는 공식적인 강복을 말한다.

⑵ 전대사 : 죄의 유한한 벌인 잠벌을 모두 사면하는 일. 전대사를 받으려면 고해성사, 영성체, 교황의 지향에 따라 바치는 기도 등 3가지 조건을 총족시켜야 한다. (천주교 용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