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0월 ‘아마존 시노드’를 개최하며 생태 보고로서의 아마존을 강조한 가운데, 아마존과 브라질의 유럽 수출용 콩과 소고기 생산, 그리고 불법 삼림 벌채가 서로 직접적으로 관련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술지 < Science > 369호에 실린 브라질·독일·스웨덴·미국의 공동연구 『브라질 농업의 썩은 사과』(The Rotten apples of Brazil’s Agriculture) 논문의 요지는 유럽으로 수출되는 콩과 소고기가 최근 불법적으로 벌채된 토지에서 생산되었다는 것이다.
논문은 상당 부분 브라질에 속해있는 아마존 열대우림과 브라질 최대 생물 군계(biome) 세라도(Cerrado)에서 유럽으로 수출되는 20% 가량의 콩과 17% 가량의 소고기가 불법 벌채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과 세라도 지역의 절대 다수 농경지가 브라질의 생태보존 규제를 지키고는 있지만, 전체 농경지 2%가 브라질 불법 벌채 62%를 차지한다며 그 심각성을 지적했다.
연구자들은 “사유 농경지 내 불법 벌채와 이곳의 농작물 생산 및 유럽 수출을 명시적으로 연결 짓는데 그 함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벌채로 조성된 농경지 절반, 수출용 작물 재배 위한 불법 벌채
연구 결과, 전체 조사대상 아마존 36만 개 농경지, 세라도 45만 개 총 81만 개의 농경지 중15%에 달하는 12만-14만 개의 농경지가 불법 벌채업자 단속 유예기간인 2008년 이후 벌채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이렇게 벌채된 농경지 가운데서 절반이 넘는 7만 3천여 개 농경지가 불법적으로 벌채되었고, 이 농경지 상당수가 수출 농산물을 재배했다고 지적했다.
가축 사료 등으로 사용되는 콩 재배지만을 살펴볼 경우, 아마존과 세라도 콩 경작지의 20%에 달하는 1만 여개의 경작지가 2008년 이후 벌채되었고, 이 중 절반이 불법 벌채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2008년 이후 세라도에 조성된 1만여 개 콩 경작지 중 43%가 불법 벌채에 의해 조성되었고, 같은 시기 아마존에 조성된 1500여 개 콩 경작지의 91%가 불법 벌채에 의해 조성되었다.
한 해에 유럽이 브라질로부터 수입하는 콩의 규모는 1,360만 톤으로, 이는 유럽 콩 수입량의 약 41%를 차지한다. 이 중 69%(약 952만 톤)가 아마존 열대우림과 세라도에서 생산되었다.
지역별 수출량으로 살펴보면 브라질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전체 콩 중에서 18-22% 가량이 불법 벌채로 조성된 경작지에서 생산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지역 생산 절반 유럽 수출…불법 벌채로 조성된 농가서 생산
브라질 소고기는 유럽 소고기 수입량의 최소 25%에서 최대 40%를 차지한다. 2017년 기준으로, 파라(Parà)와 마토 그로소(Mato Grosso) 지역에서 도축된 410만 마리의 소 가운데 50-60만 마리에 해당하는 12%(±2)의 소가 불법 벌채된 농장에서 사육된 소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소가 도축되기 전에 다른 농장으로 도매되는 경우를 고려할 때 소고기 생산 총량의 최소 절반(48-58%)이 불법 벌채된 농장에서 사육되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2017년 파라 지역과 마토 그로소 지역에서 생산된 소고기의 절반(46-53%)에 달하는 1만 7천 톤 가량의 유럽 수출용 소고기가 불법 벌채의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중국과 유럽을 브라질의 주요 농산물 거래국이라고 지목하며 “모든 브라질의 경제 동반자들은, 불법이든 아니든 벌채로 오염된 농산물을 소비함으로써 벌채와 온실가스를 간접적으로 조장했다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불법 벌채로 조성된 농경지가 아마존, 세라도 지역 전체 농경지의 2%로 작지만 “매우 파괴적인 이 부분이 브라질 농업의 경제전망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지역적, 전 지구적 환경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18-19일에는 아마존 유역 원주민 연합(Coica), 판아메리카사회포럼(Fospa), 라틴아메리카 가톨릭교회와 국제 카리타스가 참여하는 판아메리카교회네트워크(REPAM)가 국제 아마존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자기 땅과 문화 안에서 공격 받는 아마존 사람들의 고난이 커지고 있다”며 “생태 말살, 인종 말살, 토지 말살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심각하다”고 선언했다.
판아메리카교회네트워크 부의장 페루 우앙카요 대주교 리카르도 바레토 지메노(Ricardo Barreto Jimeno) 추기경도 아마존이 “모든 인류가 반드시 돌보아야 할 살아있는 생태계”임을 강조했다.
인용 저널 : Science, DOI: 10.1126/science.aba6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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